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합의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4월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개막전 첫 두 번의 시리즈(6경기)가 취소돼 팀당 162경기 정규시즌 일정이 최대 156경기까지 축소됐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가장 큰 희망은 빨리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다. 합의하지 못한 것에 정말 실망했다"고 말했다.
MLB는 현재 MLB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극한 대립 중이다. 지난해 12월 노사단체협약(CBA) 개정 만료 시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해 31년 만에 직장 폐쇄(lockout)에 들어갔다. 이 영향으로 MLB 40인 로스터 내 선수 이동이 막혀 대어급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 막혔다. FA 자격을 얻은 김광현(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새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상태. 스프링캠프까지 열리지 않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한화 이글스 캠프지에서 몸을 만들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에 따르면 선수 노조는 사무국의 최종 제안을 거부했다. 팽팽한 대립의 배경에는 결국 돈이 걸려 있다. 사치세(경쟁 균형 세금)와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갖지 못한 선수에게 주는 보너스 풀, 최저 연봉 인상 등이 주요 안건이다.
선수 노조는 2022년 2억3800만 달러(2867억원)에서 2026년 2억6300만 달러(3169억원)까지 늘어나는 사치세 새 기준을 제시했지만, 사무국은 2022년 2억2000만 달러(2651억원)에서 2026년 2억3000만 달러(2771억원)까지 확장되는 방안을 고수했다. 사치세는 특정 구단의 과도한 투자를 막는 장치로 사치세 기준이 낮으면 구단으로선 대형 선수 영입에 주저할 수밖에 없다. 선수 노조는 이 기준을 올려주길 희망하고 있다. 최저 연봉도 선수 노조는 2022년 72만5000달러(8억7000만원)로 시작해 2023년과 2024년 매년 2만 달러 인상안을 주장했고 사무국은 70만 달러(8억4000만원)가 최종 제시안이었다.
선수 노조는 합의가 불발된 후 성명서를 통해 "맨프레드 커미셔너와 MLB 구단주들이 시즌 개막을 취소했다. 역겹지만 슬프게도 놀랍지 않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