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 내야수 김도영(19·KIA 타이거즈)이 우여곡절 끝에 1군에 합류했다. KIA 내야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도영은 지난 1일부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로 출근하고 있다. 원래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1군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코로나19 이슈로 합류가 미뤄졌다. 재활군에서 프로 무대 첫 스프링캠프를 맞이했고, 이후 퓨처스팀에서 훈련과 실전을 소화했다. 이빠른 속도로 프로팀 훈련에 적응했고, 2월 26·28일 치른 동강대학교와의 평가전에서는 1번 타자·유격수로 출전해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종국 KIA 감독은 퓨처스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김도영의 기량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1군으로 불렀다.
KIA는 지난해 8월 2022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김도영을 선택했다. 연고 지역 유망주 중 시속 150㎞대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있었지만, 김도영처럼 타격·수비·주루 능력을 두루 갖춘 내야수는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도영은 입단과 동시에 타이거즈 프란차이즈 스타이자 한국 야구 레전드 유격수 이종범의 후계자가 될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김종국 감독과 장정석 단장도 "기존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선수"라고 입 모아 치켜세웠다.
최근 3시즌(2019~21) 동안 KIA 주전 유격수는 박찬호가 맡았다. 수비와 주루 능력은 좋지만, 타격 성적은 저조했다. 아직 신인인 김도영이 더 주목받은 이유다.
박찬호 입장에서는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과 비교되는 게 달가울 리 없다. 하지만 자신도 누군가가 지키고 있던 자리를 빼앗고 주전이 됐다. 경쟁은 필연이다. 팀 입장에서는 뎁스(선수층)가 두꺼워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박찬호는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겨우내 5㎏을 증량했다.
2021시즌 200타석 이상 소화한 순수 신인 내야수는 두산 베어스 안재석 한 명뿐이다. 주 포지션이 2루수나 유격수인 신인 선수가 입단 첫 시즌부터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이전에도 '거포 내야수'로 기대받던 신인은 많았지만, 1군에 잔류한 선수조차 드물었다.
최근 10시즌(2012~21) 중 내야수 출신 신인왕은 서건창(2012), 박민우(2014), 구자욱(2015) 3명이다. 이 중 구자욱은 1루수, 서건창과 박민우는 2루수였다. 세 선수 모두 중고 신인이기도 했다. 순수 신인으로 신인왕에 오른 유격수는 1994년 류지현(현재 LG 트윈스 감독)이 마지막이다.
김도영은 어떤 행보를 보여줄까.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비범한 자질을 갖춘 선수인 건 확실하다. 김도영은 "프로 데뷔 후에도 그런 평가(제2의 이종범)가 이어질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