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투구 시간제한' 규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선수 노조도 이에 동의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7일(한국시간) "MLB 사무국은 투구 시간을 주자가 없을 때 14초, 주자가 있을 때 19초로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노조가 경기 규칙을 변경하는 MLB 사무국의 제안에 동의했다"면서 "새로운 규정은 2023시즌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투구 시간제한 규정은 투수가 직전 투구를 마친 뒤 제한된 시간 안에 다음 투구 동작을 시작하도록 하는 규정으로, 이를 어기면 자동으로 볼이 선언된다.
MLB 사무국은 새 규정을 도입하기 전에 마이너리그에서 테스트를 마쳤다.
2014년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 투구 시간제한 규정을 처음 도입한 뒤, 2015년부터는 더블A와 트리플A 등 마이너리그에서도 시행했다. ESPN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너리그 싱글A 서부지역의 9이닝 동안의 경기 시간이 3시간 2분에서 2시간 41분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10년 전 2시간 50분이었던 평균 경기 시간이 지난해 3시간 10분으로 20분 늘어났다. 이에 사무국이 메이저리그까지 제도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몇 년 전부터 팬들의 시선을 붙잡아두기 위해 경기 시간 단축을 중요 과제로 꼽는다.
다만 구단 측과 선수노조의 단체협약(CBA) 개정에 관한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ESPN은 "미국 뉴욕에서 재개된 협상에서 구단 측과 노조가 95분간 대화를 나눴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8일 다시 만나 협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 측은 부유세(균등경쟁세)와 보너스풀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MLB 구단은 선수노조와의 단체협약을 개정하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2일 직장폐쇄를 택했다. 양 측은 2월 22일부터 3월 2일까지 9일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서 4월 1일로 예정된 2022년 MLB 정규시즌 개막이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이번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추가적인 정규시즌 개막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