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김광현(34·SSG 랜더스)이 '난적' KT 위즈를 다시 만난다.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12시즌을 뛰는 동안 무려 9시즌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골든글러브 수상, 평균자책점 1위, 다승왕을 비롯해 굵직굵직한 커리어를 쌓았다. SSG 전신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개인 성적이 뛰어난 만큼 천적도 많다. 김광현은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를 만나면 저승사자에 가까웠다. 세 구단 상대로 개인 통산 승리의 42.6%인 58승을 쓸어담았다. 롯데전 통산 승률이 0.808. 키움전 통산 평균자책점은 2.88로 수준급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강세가 뚜렷했다. 그런 김광현이 넘지 못한 벽이 하나 있다. 바로 2015년 1군에 진입한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다.
김광현의 KT전 통산 성적은 10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7.60이다. 10경기 이상 등판한 구단 중 상대 평균자책점이 4점대 이상인 건 KT가 유일하다. 세부 내용도 좋지 않다. 통산 KT전 피안타율이 0.357, 9이닝당 피안타도 14개로 많다. 피장타율(0.546)과 피출루율(0.428)을 합한 피OPS도 0.974로 높다. 장성우(15타수 8피안타) 황재균(10타수 4피안타) 박경수(18타수 8피안타)에게 유독 약했다.
대량 실점 경기도 잦았다. 2015년 8월 29일 맞대결에선 1과 3분의 2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2016년과 2019년에는 시즌 개막전에 맞붙어 모두 승리 없이 물러났다. 특히 2016년 개막전에서는 4와 3분의 2이닝 9피안타(2피홈런) 7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KT만 만나면 좋은 흐름이 끊어지기 일쑤였다. KT와 천적 관계는 2019시즌 뒤 김광현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잠시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 8일 김광현의 KBO리그 복귀가 결정되면서 통산 11번째 맞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SSG로선 김광현의 천적 관계 청산이 중요하다. SSG는 지난해 66승 14무 64패로 5위 키움(70승 7무 67패)에 0.5경기차 뒤져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아쉽게 가을 야구 문턱을 넘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KT전 결과였다. 시즌 KT전 상대 전적이 2승 2무 12패로 크게 밀렸다. 구단 안팎에선 "KT전에서 조금만 더 잘했어도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었다"는 푸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KT는 SSG전 강세를 정규시즌 성적으로 연결, 창단 첫 통합우승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겨우내 우승 전력을 유지하면서 FA(자유계약선수)로 홈런 타자 박병호까지 영입했다.
3년 만에 성사되는 리턴 매치. 김광현이 KT 상대로 설욕에 성공할 수 있을지 SSG의 한해 농사를 좌우할 포인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