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는 지난 14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부천 하나원큐에 89-74로 승리했다. 최근 2연승을 달리면서 9승 17패(5위)를 기록한 BNK는 4위(11승 16패) 용인 삼성생명과 승차를 1.5경기로 줄였다.
최근 BNK는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했던 위기를 겪었다. FIBA 월드컵 예선 휴식기 동안 선수 대부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자칫 페이스를 잃고 무너질 수 있었지만, 이날 귀중한 승리를 만들어냈다.
팀 에이스인 베테랑 김한별(36·1m78㎝)의 골 밑 활약이 눈부셨다. 그는 지난 시즌 삼성생명 소속으로 챔피언 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후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BNK로 이적했다. 올 시즌에는 이름값에 비해 다소 부진했다. 최근 세 시즌 평균 8개 이상 기록했던 리바운드가 평균 5.5개(리그 12위)로 감소했다. 꾸준히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평균 득점도 9.13점(리그 20위)으로 떨어졌다. 시즌 초 부상을 안고 출발했던 탓이다. 시즌 중반 이후 서서히 기량이 살아났지만 다소 기복도 있었다.
이날은 달랐다. 전반에만 18점 10리바운드로 일찌감치 더블더블을 작성하는 등 24점 12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자유투 기회 11개를 모두 살려낼 정도로 집중력이 뛰어났고, 승부처마다 골 밑을 지배했다. BNK는 1쿼터 20-30으로 하나원큐에 리드를 내줬지만, 김한별을 앞세워 리바운드를 지배하면서 2쿼터 순식간에 점수를 쌓아 54-48로 역전하고 전반을 마무리했다. 전반 54점은 BNK의 팀 최다 득점 기록이었다.
김한별의 존재감은 코트에 없을 때 더 드러났다. BNK가 3쿼터 4반칙째를 범한 김한별에게 장시간 휴식을 주자 하나원큐가 바로 추격했다. 김한별이 돌아온 4쿼터는 달랐다. 김한별은 상대의 파울 트러블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골 밑을 공략해 결국 양인영을 5반칙으로 내보냈다. 김한별은 경기 종료 3분 16초 전 10점 차로 달아나는 득점까지 만들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한별의 활약을 앞세운 BNK는 창단 첫 '봄 농구' 희망도 이어갔다. 1.5경기 앞서 있는 삼성생명만 따라잡는다면 4강 안에 들 수 있다.
상대인 삼성생명도 만만치 않다. 4위 진출이 확실하지 않았던 시즌 중반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4위를 지키기보다 순리대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 우승팀답게 저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배혜윤과 윤예빈을 중심으로 이명관, 강유림 등이 경기마다 깜짝 활약을 펼치며 꾸준히 4위를 지켜왔다.
공교롭게도 양 팀의 맞대결이 바로 다음 경기인 17일 펼쳐진다. 상대 전적은 3승 2패로 삼성생명이 조금 앞선다. BNK가 승리한다면 0.5경기까지 좁혀져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 반면 BNK 패할 경우 상대 전적(17일 승리할 시 4승 2패)에서 앞서는 삼성생명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