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제공 국가대표 라인업에 버금가는 LG 트윈스 타선의 선발대가 완벽한 조합으로 출격 준비를 마쳤다.
LG는 올 시즌 1~3번 타순을 홍창기-박해민-김현수로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류지현 LG 감독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라인업이다. 15일까지 치른 세 차례 시범경기 가운데 12일 KT 위즈전,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홍창기-박해민-김현수로 시작하는 타순을 짰다. 15일 경기에는 박해민 대신 전날 깜짝 홈런을 친 송창의가 출전했다.
지난겨울 LG는 박해민 영입으로 2번타자 고민을 해결했다. 전임 류중일 감독 시절부터 현재 류지현 감독까지 LG는 '강한 2번 타자'를 원했다. 김현수를 비롯해 서건창, 오지환, 정주현 등을 두루 포진시켰지만,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LG는 지난해 12월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을 4년 총 6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다. 류지현 감독은 "2번타자에 대한 고민이 늘 숙제였다. 기존 우리 팀의 색깔이 빠른 이미지는 아니었다. 박해민이 공·수·주에서 팀컬러를 바꿔줄 선수가 아닌가 싶다"고 기대했다.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지난 12일 KT 위즈전에서 테이블 세터의 짜임새가 돋보였다. 홍창기가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 박해민이 결승타를 포함해 1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올렸다. 류지현 감독은 "테이블 세터가 첫날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줬다. 홍창기는 컨디션이 일정 수준까지 올라왔고, 박해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손가락 수술을 했지만) 준비가 잘 된 모습"이라고 흡족해했다.
홍창기와 박해민 모두 지난해 1번타자로 활약했다. 컨디션이나 전략에 따라 타순을 맞바꿀 순 있겠지만,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김현수는 채은성-리오 루이즈와 함께 중심타선을 구축한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홍창기는 최근 2년간 타석당 투구 수 4.26개(3위)를 기록했다. 볼을 잘 골라내며 상대 배터리를 물고 늘어진다. 2021년 출루율 1위(0.456)가 바로 홍창기였다. 박해민은 개인 통산 타율 0.286로 정교함과 함께 작전 수행 능력이 좋다. 최근 8시즌 동안 연평균 40개의 도루를 성공했을 만큼 빠른 발을 갖췄다. 상대의 허를 파고들어 기습 번트나,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하는 주루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김현수는 해결사 기질을 갖췄다. 2020년 득점권 타율 0.446으로 1위, 지난해엔 결승타 19개로 1위였다.
국가대표 1~3번으로 전혀 손색없는 라인업이다. 이들 1~3번이 각자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홍창기와 박해민이라면 최강 테이블 세터로 보인다. 중심에 김현수와 외국인 타자, 채은성이 들어가면 타선이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세 선수는 서로 믿고 의지한다. 홍창기는 "(박)해민이 형은 리그 최고의 수비와 주루 능력을 갖췄다. 곁에서 보고 많은 점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박해민은 LG와 계약한 뒤 "(김)현수 형이 꼭 LG에 남았으면 한다. 현수 형과 한 팀에서 뛰면서 배우고 싶은 게 많다"고 했다. 둘은 신일고→육성 선수→국가대표→주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현수는 박해민 계약 발표로부터 사흘 뒤인 12월 17일 LG와 4년 최대 11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LG는 김현수와 박해민에게 총 175억원을 투자했다. 팀 역사상 FA 계약에 가장 많은 금액을 쏟아부은 시즌이었다. 우승이 간절하다는 의미다.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4년이었다.
LG는 지난해에도 팀 평균자책점 1위(3.57)를 기록할 만큼 높은 마운드를 자랑했다. 선발진과 불펜진의 조화가 뛰어나다. 반면 지난해 팀 타율은 0.250으로 8위에 그쳤다. 약한 타선에 발목 잡혀 우승에 이르지 못했다.
올해 우승 구도는 더 복잡해졌다.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 등 슈퍼스타의 복귀와 대형 신인의 등장으로 전력 보강을 이룬 팀이 많다. 치열한 순위 다툼이 예고되어 있다.
LG도 다른 팀 부럽지 않은 전력을 갖췄다. 홍창기-박해민-김현수로 이어지는 돌격대가 거침없이 전진한다면 LG는 목표 달성에 한층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