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임채빈을 앞세워 최강팀으로 우뚝 선 수성팀 조직력의 비결로 체계적인 동계훈련이 주목받고 있다. 수성팀은 경쟁자들에 비해 2년 연속 가장 빠르고 길게 동계훈련에 들어가며 시즌 내내 고른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2월 올 시즌 첫 대상 경주인 스포츠서울배 수성팀은 압도적 기량과 완벽한 팀플레이를 바탕으로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쓸어 담았다. 현 경륜 최강자인 임채빈의 선전 못지않게 데뷔 11년 만에 대상경주 무관의 한을 푼 류재열의 역주도 인상적이었다.
긴 시즌을 소화해야 하는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동계 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해 농사를 좌우한다라고 할 만큼 시즌 전체를 버텨내야 하는 기초체력은 물론 강한 정신무장까지 덤으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동계 훈련 기간에는 따뜻한 곳 또는 훈련여건이 좋은 지역을 찾아 전지훈련을 떠나기도 한다. 이때 평소 거리를 두었던 타 팀들과의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며 새로운 인맥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승패에 연대가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경륜의 특성상 이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경륜계의 ‘타노스’ 임채빈을 보유한 수성팀은 훈련부장 김민준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부터 가장 먼저 동계훈련의 짐을 꾸렸다. 광명 모처에서 합숙하는 형태로 팀원 대부분이 참가했다. 우선 코로나 시기 20~30km에 불과하던 도로 훈련을 60km 이상 늘렸다. 여기에 고갯길을 추가하며 강도까지 높였다. 기초 체력을 보강하기 위함이다.
또 차량 유도를 통해 시속 100km를 넘나드는 회전 훈련을 병행, 실전 적응력에도 소홀함이 없었다. 이러한 노력 때문인지 수성팀은 거의 전원이 최근 벨로드롬에서 연이은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노장인 이수원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산청 전지훈련에 동행하며 100~200km 달하는 장거리 훈련을 소화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기세다.
1월초 정종진의 공백으로 인해 잠시 주춤했던 김포팀은 사령탑인 김형완(훈련부장)과 지부장인 엄정일 선수가 팀의 정신적 리더를 자처하며 흩어졌던 팀원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정정교와 공태민, 한탁희, 엄정일, 김민균 등 경기 북부권 선수들을 불러 모으는 등 합숙 훈련에 돌입했다. 공교롭게도 기간 내 수성팀과 스케줄이 많이 겹쳤고 적지 않은 시간 동반훈련까지 자연스레 이뤄졌다.
김포팀은 특히 실전에 대비해 팀스프린트 훈련과 인터벌 훈련에 집중했다. 팀 내 맏형격인 노장 황승호와 유태복 여기에 24기, 25기, 26기 등 신예들이 기존 선수들과 조화를 이룬 점도 눈길을 끌었다.
박창현 최강경륜 대표는 “충실하게 동계훈련에 임했던 팀과 그렇지 않은 팀과의 격차가 좀처럼 빨리 좁혀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 공백 선수들의 경우 당장 마크나 추입 정도는 편성과 전개 상황에 따라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한창때의 기량이나 호쾌한 자력 승부를 기대하기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