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NC다이노스의 시범경기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 안우진이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2.03.27/ 시속 147㎞ 고속 슬라이더 앞에 배트가 무기력하게 돌아갔다. 오른손 투수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정규시즌 대비 마지막 리허설에서 쾌투했다.
안우진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76개(스트라이크 52개). 팀은 4-5로 패했지만,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올해 시범경기 최종 성적은 3경기 평균자책점 3.27(11이닝 4자책점)이다.
출발은 불안했다. 안우진은 1회 초 피안타 2개로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3번 손아섭을 범타 처리했지만, 주자가 진루해 1사 1, 3루. 4번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 했다. 후속 노진혁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윤형준과 서호철을 범타 처리해 가까스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1회 투구 수 30개 중 직구(포심 패스트볼)가 18개로 60% 비율이었다.
안우진은 곧바로 궤도에 올랐다. 슬라이더를 섞으니 훨씬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2회 선두타자 정진기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 이어 정현과 박건우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세 타자를 잡아낸 결정구가 모두 고속 슬라이더였다. 직구와 커브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위닝샷으로 슬라이더 그립을 잡았다. 2회 투구 수 14개 중 슬라이더가 7개(직구 4개)로 많았다.
3회 또 한 번 위기 상황이 연출됐다. 선두타자 닉 마티니와 후속 손아섭의 안타로 무사 1, 2루. 타석에는 1회 적시타를 때려낸 양의지가 들어섰다. 안우진은 두 번 연속으로 당하지 않았다.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로 3루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노진혁마저 6구째 슬라이더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4회와 5회를 연속 삼자범퇴 처리한 안우진은 6회 이승호와 교체됐다.
이날 안우진이 잡은 삼진 7개 중 4개의 위닝샷이 슬라이더였다. 직구(1개) 커브(2개)보다 더 위력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삼진 이외의 아웃카운트도 대부분 슬라이더로 만들어냈다. 구단 투구 분석에 따르면 이날 안우진의 직구는 시속 156㎞, 슬라이더는 147㎞까지 체크됐다. 웬만한 투수의 직구 구속보다 빠른 고속 슬라이더가 강속구의 위력을 배가시켰다. 적재적소 커브(11개)와 체인지업(8개)까지 섞어 타격 타이밍을 흔들었다.
안우진의 강점은 빠른 공이다. 지난해 직구 평균구속이 시속 150.9㎞.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시속 150㎞ 이상 직구 비율이 전체 투구 대비 16.1%로 리그 1위였다. 그러나 그는 구속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변화구로 완급조절까지 한다. 27일 경기 전 "올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지 않을까 한다"고 말한 홍원기 키움 감독의 기대대로 '토종 에이스' 훈장을 달고 개막전을 맞이하게 됐다.
그는 경기 후 "1회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했는데 계속 신경 써서 던지다 보니 괜찮아졌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감을 조금 찾은 것 같아 다행"이라며 "1회에 투구 수가 많아 한 타자당 4개 이상 투구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슬라이더는 스트라이크가 되는 공을 많이 던지려고 했다. 정규시즌을 앞두고 모든 부분에서 열심히 준비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