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KT 위즈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간판타자 강백호(23)가 한 달 이상 이탈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2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강백호가 한 달 정도 이탈한다. 발가락에 부상을 당했다"라고 전했다. 구단 관계자는 "지난주 토요일(26일) 다쳤고, 구단 지정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새끼발가락 중수골 골절상 진단을 받았다. 금일 더 큰 병원에서 재검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KT 트레이너팀에서는 재활 치료에 약 4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백호는 2019시즌에도 장기 이탈한 전력이 있다. 6월 2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오른쪽 파울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불펜 구조물에 오른손바닥이 찢어졌고, 45일 동안 재활 치료를 받았다.
당시 KT는 백업 외야수였던 조용호가 좋은 타격감을 보이며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장타력 저하는 피할 수 없었다. 강백호의 기량은 2019시즌보다 크게 향상됐다. 2021시즌 타격 5개(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 부문 5걸 안에 이름을 올리며 정상급 타자로 올라졌다. 대체 불가한 선수다. KT가 2022시즌 개막을 닷새 앞두고 큰 악재를 맞았다.
이강철 감독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시즌(2021) 초반에도 주전 3루수 황재균이 코뼈 골절상으로 이탈하며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위안은 KT 야수진 선수층(뎁스)이 두꺼워졌다는 점이다. 특히 자유계약선수(FA) 거포 박병호의 영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강백호의 수비 자리(1루수)에는 박병호를 투입하면 된다. 박병호가 맡을 예정이었던 지명타자는 팀 야수 중 가장 타격감이 좋은 타자를 쓸 전망이다.
이강철 감독은 전력 손실을 막을 수 있는 타순 조합을 궁리 중이다. 이 감독은 "일단 박병호 뒤에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를 두는 순번은 고정할 생각이다. (박)병호 뒤에는 강한 타자를 내세워, 상대 팀 배터리가 병호와승부를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콘택트 능력이 좋은 외야수 조용호를 3번에 배치하고 박병호를 4번, 라모스를 5번으로 두는 라인업도 고려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라모스가 한 타석이라도 더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28일 키움전에서는 박병호는 3번, 라모스는 4번에 두고, 득점권 타율이 좋은 장성우를 5번에 전진 배치하는 타순을 시험했다. 지명타자는 외야 백업 요원 김민혁이 맡았다.
강백호는 2021시즌 주로 3번 타자로 나섰다. 1·2번 타자가 만든 득점 기회에서 타점을 올렸고, 후속 4·5번 타자 앞에 타점 기회를 만들었다. 타점(102개)과 출루율(0.450) 모두 2위에 올랐다.
박병호는 지난주까지 나선 시범경기에서 장타율 0.700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에게 강백호만큼 높은 출루율을 기대하긴 어렵다. 1·2번에 나서는 타자들의 출루가 중요해졌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라모스의 타격 성적도 개막 초반 KT 레이스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