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6일 방송된 MBN ‘디 오리진’ 시청률은 0.2%로 집계됐다. 지난주 첫 회 시청률에서 더 떨어진 수치다. 지난달 종영한 MBC ‘방과후 설렘’은 1.9%로 출발해 1.1%로 종영하며 1%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지난해 ‘가요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박진영과 싸이가 손잡고 만든 SBS ‘라우드’는 9%대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종영 때는 2.7%까지 하락했다. Mnet ‘프로듀스 101’ 시리즈는 연습생은 물론 기존 아이돌 그룹 멤버들까지 폭을 넓힌 참가자, 투표로 인한 데뷔조 발탁 등 다양한 요소로 화제성과 대중성을 한 번에 잡으며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바이블로 자리 잡았다.
이후 ‘제2의 프로듀스 101’을 노리며 JTBC ‘믹스나인’, KBS2 ‘더 유닛’, Mnet ‘아이돌학교’ 등 다양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등장했지만, 출연자 소개와 이들의 연습 과정, 경연 무대를 담아내는 루틴의 반복으로 화제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형식을 벗어나지 못한 차별점이 없다는 사실이 피로도만 높였다. 이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공통으로 지적받는 문제이자, 프로그램이 저조한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워낙 방송사들이 잘나가다 보니 현실에 안주해 새로운 프로그램이 없었고, 요즘은 방송국 형편이 좋지 않아 ‘안전 주의’로 성공 가능성이 검증된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니 콘텐츠가 비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박을 터트릴 경우 참가자들을 각 방송사 콘텐트에 다양하게 출연시킬 수 있고 시청률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연관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서바이벌 형식이지만 아이돌이 아닌 장르에 차별화를 꾀하며 성공을 거둔 프로그램들이 있다. TV조선 ‘미스트롯’, JTBC ‘싱어게인’,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그 예다. 해당 프로그램들의 성공은 스핀오프 제작까지 이끌었고, 스핀오프 역시 큰 인기를 얻었다. 다만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시청자층이 10대~20대로 어리다 보니 TV에서 관심을 끌기 어려운 콘텐트가 된 측면도 있다. 이들은 실시간으로 TV를 시청하기보다는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유튜브 등을 통해 콘텐트를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원래 아이돌 오디션은 시청자층이 넓지 않다. 이들이 TV가 아닌 스마트폰 등 플랫폼으로 옮겨가면서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국 입장에서는 채널 이미지가 중장년층 위주로 굳어지니, 이를 탈피하고 젊은 세대를 유입하기 위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어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할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저조한 성적에도 앞선 프로그램의 성공법칙을 따라가려 한다면 대중의 시선을 받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질 시청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