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은 최근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함께 출연한 배우 올가 쿠릴렌코와 호흡, 콤팩트한 촬영 현장에서 느낀 새로운 감상 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프랑스 감독 드니 데르쿠르와 작업이었다. “촬영 방식은 비슷했고 다만 언어 차이가 있었다. 대화는 주로 영어로 했고, 현장에 통역이 가능한 스태프들이 있었다. 같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어떻게 찍어야겠다’는 그림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촬영하면서 특별히 색다르다고 느낀 건 많지 않았다.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촬영 현장이 콤팩트했다는 점이었다. ‘촬영이 이렇게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찍었던 것 같다.”
-콤팩트한 촬영 현장은 오랜만이었을 것 같다. 어땠나. “에너제틱했다. 엄청난 모니터룸에서 대기하고 그러다 보면 세팅하고 촬영하는 시간이 조금 루즈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 ‘배니싱: 미제사건’의 현장은 세팅과 촬영 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 촬영 감독님도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시키지 않고 어깨에 얹어 놓고 다니면서 촬영했다. 감독님도 모니터를 손으로 들고 다니면서 연출을 했다. 굉장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리듬이 쳐지고 그럴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탄력감이 좋았다.” -세련된 형사를 연기했다. “잠복근무에 찌들고, 극한의 고난 상황에 있는 그런 경찰이 아니라 상대 배우와 미묘한 감정들을 주고받는 매력적인 형사가 됐으면 한다고 감독님이 이야기했다. 그래서 외적으로 크게 꾸민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도 분위기가 나는 의상들을 골라보려고 했다.”
-올가 쿠릴렌코와 호흡은 어땠나. “배울 점이 많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올가가 굉장한 스태프진과 함께 한국에 오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진짜 혼자 왔더라. 혼자 와서 격리를 하고,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촬영에 임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그런 자세가 굉장히 배울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올가는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줄 안다. 프랑스어도 거의 네이티브에 가깝고, 그 외에도 영어, 러시아어 등을 한다. 다양한 나라에서 작업을 하면서 여러 국적의 스태프, 감독과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더라. 그래서 한국 배우들과 촬영하는 데 있어서도 어색함이 없었다. 그런 점도 배우고 싶었다.” -특별히 두 사람이 소통해서 찍은 장면이 있다면. “알리스(올가 쿠릴렌코)를 호텔에 다시 데려다주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내가 알리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데, 사실은 시나리오에는 없었던 장면이다. 시나리오에는 그냥 호텔에 차가 들어오는 정도로만 묘사돼 있었다. 그런데 극에서 진호(유연석)가 알리스에게 프랑스어를 배워가는 설정도 있다 보니 그 상황에서는 진호가 알리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줘도 되겠다 싶더라. 우리가 제안해서 넣은 신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어를 따라 하는 올가가 굉장히 귀여웠다.”
-올가 쿠릴렌코를 출연하는 뮤지컬 공연에도 초대했었는데. “원래는 뮤지컬 들어가기 전에 영화를 먼저 촬영하는 스케줄이었다. 그런데 올가 쿠릴렌코가 코로나19에 확진이 됐다. 또 한국에 와서 자가격리 시간도 가졌어야 했고, 후에 컨디션을 회복하는 시간도 필요했기 때문에 그런 여러 이유로 촬영 스케줄이 연기됐다. 그 격리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미팅을 가졌다. 원래 촬영 전에 배우, 감독 등이 만나서 식사도 하고 대화도 하는데 이번엔 온라인으로 대체한 것이다. 그래서 촬영 중, 후반부쯤에 공연에 사람들을 초대했다. 공연도 보고 조촐하게 술자리도 가졌는데, 그 시간이 참 좋았다. 서로 유대감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에너지가 되지 않았나 싶다.” -영어를 무척 능숙하게 구사하더라. 외국어 공부를 따로 하고 있나. “tvN ‘미스터 션샤인’ 했을 때 일본어를 조금 했고, 영어는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 또 ‘수리남’이라는 넷플릭스 작품에서도 영어를 한다. 자연스럽게 영어 대사들을 할 기회들이 생겨서 영어 공부는 조금씩 하고 있는 것 같다.”
-연기 외에 최근 관심사가 있다면. “이제 자가격리도 풀리고 슬슬 해외여행도 가는 분위기더라. 다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어디 나갔다 올 수 없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