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끝난 UAE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0차전에서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한국의 0-1 패배를 막지 못했다.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과 공격을 이끈 손흥민은 조 1위 탈환에 실패,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기대했던 최종예선 5호 골도 터지지 않았다. 이번 최종예선 8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메디 타레미, 알리레자 자한바크시(이상 이란), 우레이(중국), 이토 준야(일본), 살레흐 알셰흐리(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아 최종예선 득점 공동 선두다. 한국과 UAE의 경기가 끝난 후 호주와 경기를 치른 알셰흐리가 득점을 신고하지 못하면서 공동 득점왕만 6명이 됐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건 12년 만이다.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와 이근호(대구FC)가 최종예선에서 3골을 넣어 자바드 네쿠남(이란) 등과 득점 부문 공동 1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 이란전에서 대포알 같은 슛으로 골망을 흔든 손흥민은 득점 단독 1위에 도전했지만, 아쉬움을 삼켰다.
손흥민은 최용수 강원FC 감독의 기록을 넘지 못했다. 그는 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넣었던 각각 한 골씩을 포함해 최종예선 통산 6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손흥민은 UAE와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렸다면 최용수 감독과 월드컵 최종예선 통산 최다 골 기록과 동률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1998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만 7골을 넣었다.
최종예선을 포함해 월드컵 예선과 본선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손흥민이 통산 15골로 역대 1위다. 특히 손흥민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당시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이던 독일을 상대로 2-0 승리를 마무리하는 골을 넣었다. 해당 장면은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베스트 골’로 선정됐다. 영국 BBC도 이 골을 ‘올해의 장면’으로 꼽았다.
손흥민은 이번 최종예선 기간 대표팀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4골 중 2골이 결승 골이었다. 시리아와 최종예선 3차전에서 1-1로 맞서던 후반 43분 골을 터뜨렸고, 이란과 9차전에서도 전반 47분 선제 결승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조 선두 자리를 놓고 다툰 이란을 상대로 2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외신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 스포츠매체 스포팅 뉴스는 손흥민을 카타르월드컵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대표팀에서도 30개 이상의 득점을 올리며 이름에 걸맞은 득점을 올렸다. 그는 오는 월드컵에서 빛날 것으로 예상되는 공격수 중 하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