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울 SK가 통산 3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전희철(49) SK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SK는 3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2021~22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92-77로 이겼다. 39승 12패가 된 SK는 정규리그 잔여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리그 2위 수원 KT와 3.5경기 차였다. 일찌감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5위 오리온은 5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가드 김선형의 활약이 빛났다. 손가락 부상으로 최근 7경기에 결장했던 김선형은 SK의 우승을 확정하기 위해 팀에 합류, 19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날카로운 어시스트로 팀의 득점을 도왔다. 안영준도 폭발했다. 안영준은 3점 슛 7개 포함 29점으로 오리온의 추격을 따돌렸다. 최준용은 22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제몫을 해냈다.
전희철 SK 감독은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데뷔 시즌에 우승한 사령탑이 됐다. 무엇보다 대행 기간 없이 우승을 차지한 전희철 감독이다. 2001~02시즌 김진 전 대구 동양 감독, 2012~13시즌 문경은 전 SK 감독, 2015~16시즌 추승균 전 전주 KCC 감독이 감독 첫 해 우승을 차지했으나, 이들은 직전 시즌 대행을 거쳐 정식 감독이 된 사례다.
전희철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조금 빨리 우승 확정을 하고 싶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늦은 감 있다. 너무 기쁘고 선수들에게 자랑스럽고 고맙다는 이야기 전하고 싶다. 1년 차 신임 감독으로서 부족함이 많은데, 그 부족함이 코트에서 보이지 않게끔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다. (나는) 선수들 복이 많다”고 했다.
전희철 감독은 2군 코치, 전력분석원, 운영팀장, 1군 코치 등 SK에서 많은 역할을 맡았다. 전 감독은 “농담으로 SK에서 안 해본 일이 매니저밖에 없다고 한다. 운영팀장도 했다. 모든 시간이 소중했다. 어떻게 보면 코치 생활도 중요했지만, 1년 동안 운영팀장하면서 코트 밖에서 관계자들이 선수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는 눈시울이 붉어진 것에 대해서는 “눈이 따가워서 그랬던 것 같다”며 웃은 뒤 “감독의 입장에서 평상시에는 아무렇지 않다고 했는데 ‘이 순간이 오는구나’라는 감정을 느꼈다”며 “솔직히 부담이 됐다. 선수 구성도 그렇고 완벽하지 않아서 걱정도 했는데, 환호성 지르는 선수들 보면서 자랑스러워서 조금 울컥한 것 같다”고 했다.
이제 남은 건 통합우승이다. 전희철 감독은 “솔직히 올해 감독을 맡으면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 했다. 목표도 바뀌었다. 지금까지 절반의 성공이다. 첫발이 중요한 만큼 통합우승을 위해 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K는 1999~2000시즌, 2017~18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으나 당시 정규리그에서는 모두 2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