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롯데 자이언츠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시속 159㎞ 강속구를 선보인 안우진. IS 포토 키움 히어로즈 오른손 투수 안우진(23)이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선보였다.
안우진은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와 2022년 개막전에 선발 등판, 시속 159㎞ 강속구를 포수 미트에 꽂았다. 이날 기록한 투구 수 104개 중 38개가 직구였는데 모두 시속 150㎞ 이상으로 측정됐다. 직구 최저 구속이 151㎞, 평균 구속은 154㎞로 경기 내내 수준급 구속을 유지했다.
등판 결과는 패전이었다. 안우진은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그러나 팀 타선이 롯데 마운드에 꽁꽁 묶여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아쉬움 속에 시즌 첫 등판을 마쳤지만 가공할만한 구속으로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구단 안팎에선 "160㎞/h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안우진은 빠른 공이 트레이드 마크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시속 150㎞ 이상 직구 비율이 전체 투구 대비 16.1%로 리그 1위. 직구 평균구속이 시속 150.9㎞로 웬만한 투수들의 최고 구속보다 더 빨랐다. 국내 투수 중 '150㎞ 이상 직구 비율'이 두 자릿수를 넘긴 건 안우진과 고우석(LG 트윈스·11.9%)이 유일했다. 고우석이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마무리 투수라는 걸 고려하면 선발 투수 중에선 안우진이 단연 독보적이었다. 시속 140㎞ 중반에 형성되는 고속 슬라이더와 강속구 조합은 타자들이 알고도 속을 만큼 위력이 대단하다.
안우진은 지난겨울 제구에 집중했다. 2018년 프로 데뷔 후 매년 9이닝당 볼넷이 3~4개 수준으로 KBO리그 평균보다 많았다. 지난해에는 개인 최저인 3.43개까지 낮춰 효과를 톡톡히 봤다. 스스로 "제구의 중요성을 배운 시즌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캠프 내내 빠른 공에 얽매이지 않고 제구력 향상에 포커스를 맞춰 훈련했다. 그런데 시즌 첫 등판에서 시속 159㎞ 강속구를 스피드건에 찍었다.
홍원기 감독은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아닌 안우진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히어로즈가 국내 투수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운 건 2010년 금민철 이후 12년 만이었다. 모든 이의 관심이 쏠린 개막전에서 안우진은 예상보다 더 빠른 공을 선보였다. 홍 감독은 3일 경기에 앞서 "완벽함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안우진을 1선발로 선택한 이유가 증명된 것 같다"고 했다.
안우진은 "팬들이 들어오셔서 더 집중해서 던진 것 같다. 컨디션도 좋았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해 전력으로 피칭했다"며 "구속을 올리겠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서지 않는다. 특정 구속(160㎞/h)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타자마다 집중해서 공을 던지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