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게임사 행보에 속도를 높인다. 2020년 IPO(기업공개)에 성공하며 국내에서 빅5 게임사로 자리매김했지만 미래 성장성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회사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기 위해 ‘글로벌 게임사’를 약속했는데, 최근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 ‘오딘’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글로벌 역량을 높이는 등 약속을 하나씩 실행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에게 2022년이 한국을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비욘드 코리아’의 원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오딘’ 시작으로 다수 글로벌 출격
작년 카카오게임즈를 매출 1조 클럽으로 이끈 대형 모바일 게임 ‘오딘’이 지난달 29일 대만·홍콩·마카오 등 중화권 지역에 정식 출시됐다. 회사가 올해 목표로 ‘비욘드 코리아’를 제시한 이후 주력작의 첫 해외 출격이다.
초반 반응은 좋다. 정식 출시 하루 전인 28일 사전 다운로드를 진행, 대만 애플 앱마켓 인기 1위에 올랐고, 출시 당일에는 약 5시간 만에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대만의 구글 앱마켓에서는 4일 인기 2위, 매출 4위를 달리고 있다.
회사 측은 “오딘은 지난 2월 대만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때 그래픽·연출·스토리 전투 등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며 “사전 캐릭터 및 서버 선점 이벤트에도 예상을 상회하는 인원이 몰려 서버를 긴급 증설했다”고 말했다.
오딘이 이대로 인기가도를 이어가면 카카오게임즈로서는 글로벌 게임사 도약을 위한 든든한 주력군을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그동안 글로벌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위해 다진 해외 거점이 제 역할을 해주면 카카오게임즈의 비욘드 코리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7년부터 유럽과 북미·일본 등에 법인을 설립하고, 2020년 6월 동남아시아 게임 퍼블리셔 글로하우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등 해외에 거점을 확보해왔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들 거점을 기반으로 인프라 확보와 현지화 및 커뮤니티 관리, 이용자와의 소통으로 게임을 선보여 왔다.
그 결과 ‘이터널 리턴’은 유명 게임 플랫폼 스팀의 얼리 엑세스(앞서 해보기) 최다 동시접속자 5만 명이라는 유의미한 지표를 달성했다.
2020년 7월에는 ‘가디언 테일즈’가 홍콩의 애플 앱마켓 매출 2위, 대만·싱가포르·홍콩 등의 애플 및 구글 앱마켓에서 RPG(역할수행게임) 인기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오딘말고도 다양한 게임을 국내외에 동시 출격시켜 해외에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10년 이상 경력의 개발진들이 모여 개발 중인 애니메이션 풍 모바일 RPG ‘에버소울’, ‘크루세이더 퀘스트’와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참여했던 정태룡 PD의 액션 모바일 RPG ‘가디스 오더’가 준비 중이다. VR게임 개발사 리얼리티매직의 PC 온라인 생존 FPS ‘디스테라’도 개발이 한창이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달 30일 주총에서 “올해 다양한 장르의 신규 타이틀이 글로벌 진출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각화…P&E 게임도 도전
카카오게임즈는 경쟁력 있는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적극적이다.
2016년 빅5 게임사 중 하나인 크래프톤에 단행한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2020년 ‘피파온라인1·2’를 개발한 김희재 프로듀서의 오션 드라이브 스튜디오, 전 세계 누적 1억 다운로드를 기록한 ‘다크어벤저’ 시리즈의 개발자 반승철 대표의 세컨드다이브에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PC 온라인과 모바일 개발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개발자가 모여 ‘에버소울’을 개발 중인 나인아크에 투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럽 법인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게임 시리즈의 개발 리더들이 모인 해외 개발사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에 24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파트너십까지 강화해 나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투자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투자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오딘은 작년 6월 국내에 출시돼 빅히트를 치며 회사의 주요 매출원이 됐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작년 11월 추가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으며 오딘의 글로벌 판권도 확보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계열사 보라네트워크의 가상자산(가상화폐) ‘보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선다.
특히 올해 보라 기반의 P&E 게임 10여 종을 선보인다. 게임을 즐기면서 돈도 버는 P&E 게임은 새로운 게임 장르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e스포츠 서비스도 보라 생태계에서 연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크래프톤의 자회사 라이징윙스가 준비 중인 ‘컴피츠’는 유저가 빙고·당구·미니골프 등 게임을 즐긴 결과에 따라 승리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e스포츠 서비스다.
보라 생태계는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보라네트워크는 가상자산 교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탈중앙거래소(DEX) 클레임스왑과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게이트아이오와 인도닥스, 오케이엑스에 보라를 상장하는 등 해외 유저도 보라 플랫폼에 온보딩되는 각종 콘텐트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달에는 보라2.0 백서를 공개하고, 보라에서 제공할 서비스를 집약한 플랫폼 ‘보라 포털’ 론칭과 함께 NFT(대체불가토큰) 마켓 플레이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 전 세계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국제적인 게임사로서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해외 거점은 빠른 대응으로 어디서나 게임 타이틀의 직접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략적인 투자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게임사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시장의 기축통화로써 활용될 보라 코인의 생태계 확장은 향후 P&E 게임 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