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임창민이 구원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방출 이적생이었던 임창민(37)이 두산 베어스의 셋업맨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는 중이다.
두산은 지난 4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한화 이글스와의 2022시즌 프로야구 개막 시리즈를 모두 승리했다. 이틀 연속 불펜의 호투가 빛났다. 두산 불펜진은 2경기 7이닝을 던지면서 단 한 점만 한화에 허용했다.
개막 시리즈 두 경기는 등판 순서도 비슷했다. 지난해 불펜 에이스였던 홍건희가 선발 투수가 내려간 후 첫 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9회는 역시 지난해 마무리로 21세이브를 거둔 김강률이 모두 책임졌다. 딱 한 명이 달랐다. 8회 셋업맨을 맡았던 건 방출 이적생 임창민이었다.
임창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됐고 곧 두산으로 이적을 발표했다. 한 때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군림하며 통산 94세이브 52홀드를 거뒀던 베테랑 불펜 투수였기에 리그와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평균자책점은 3.79, 평균구속도 시속 142.4㎞(스탯티즈 기준)로 2016년(시속 142.7㎞) 못지 않았다. 반등 가능성이 있는 카드였다.
불펜의 새로운 조각이 필요했던 두산이 임창민에게 손을 내밀었다. 두산은 지난해 불펜의 힘으로 한국시리즈(KS)에 올랐다. 선발로 부진하다 불펜으로 호투(불펜 평균자책점 1.60)한 이영하와 홍건희, 김강률을 중심으로 끈질긴 뒷심 승부를 펼쳤다. 정규시즌에는 이들의 힘으로 막판 4위 고지전에서 승리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 투수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이들에게 멀티 이닝 소화까지 맡겼다. 특히 이영하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 4이닝, 플레이오프 3과 3분의 이닝을 투구하며 선발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KS까진 올랐지만 불펜의 부하가 컸고 결국 우승을 KT 위즈에 내줬다.
그런데 올해는 이영하가 원래 자리였던 선발로 복귀했다. 김명신, 권휘, 이현승 등 나머지 불펜진도 나쁘지 않지만, 홍건희와 김강률을 제외하면 승부처나 9회 1이닝을 막아줄 카드가 부족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닝 상관없이 승부처에 홍건희를 기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마무리 김강률의 앞을 막아줄 투수가 필요했다.
개막 시리즈까지는 임창민이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3㎞에 그쳤지만, 이틀 동안 실점은 물론 피안타도 없이 3탈삼진을 기록했다. 34구 중 스트라이크 24구로 제구력도 깔끔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임창민이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 던져줬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때 막아준 게 승리요인이었다. 만약 점수를 줬다면 어려운 경기가 됐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두산은 박건우(NC)의 이탈로 올 시즌 강팀 후보로는 꼽히지 않는다. 하지만 임창민이 시즌 끝까지 김태형 감독의 불펜 공식을 채워준다면 반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