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종영한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7반 이쁜이’ 문지웅 역을 맡은 최현욱은 그야말로 사랑스러웠다. 맞춤옷을 입은 듯 그 시절의 ‘인싸’ 문지웅을 완벽히 소화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로맨스부터 코미디를 넘나드는 지웅의 장면을 세밀히 표현한 최현욱은 대체불가 존재감을 입증했다. 최현욱은 “지웅의 자신감을 실제로 갖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종영 소감은.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1998년이라는 시대 분위기도 있고 청춘을 돌아보는 내용이라 아련하게 느껴졌는데, 지웅이는 항상 밝고 긍정적이라 너무 튀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촬영 초반에는 어떻게 잘 스며들 수 있을지 고민했고 연기가 아쉬워서 집에 와서 다시 대사를 쳐볼 때도 있었다. 마지막 촬영까지 마친 후에는 시청자 입장으로 재미있게 봤고, 드라마가 끝나가는 게 되게 아쉬웠다.”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인기를 체감한 적 있나. “요즘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좀 놀랍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했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제 이름이 아닌 7반 이쁜이라는 별명으로 불러 주시고, 친구들 부모님들도 좋아해 주시고 드라마 챙겨본다는 연락을 자주 받았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문지웅을 연기했는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자신감이다. 이쁜이라는 별명도 그렇고 지웅이의 패션, 지웅이가 하는 말들, 지웅이의 모든 것들이 자신감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고 저도 자신감을 갖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지웅이가 누구와 있느냐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 유림이와 있을 때는 유림이만 바라보고 엄청 따뜻하게 대하지만 희도랑 있을 때, 승완이랑 있을 때, 이진이 형이랑 있을 때 다 다르다. 그런 부분을 살리고 싶었다. 웃음 포인트가 있는 부분은 어떻게 더 능글맞게 할지를 많이 연구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딱 떠오르는 건 유림이가 교과서가 없어서 쫓겨날 때 희도에게 교과서를 주고 따라 나가던 장면이다. 복도에서 같이 벌선 장면. 지웅이가 유림이를 위로해주러 달려갔던 장면들도 다 예뻤다.”
-인상적인 대사가 많았다. 연기할 때 어땠는지. “담담하게 하려고 했다. 지웅이가 자신감도 넘치고 자기애도 강해서 상대방이나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그런 말들을 자연스럽게 할 것 같았다. 사실 대본으로 봤을 때는 되게 소화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가 자신 있게 해야 시청자분들도 보실 때 재미있을 것 같아서 자신감을 갖고 했다.”
-촬영하면서 신선했던 패션이나 문화가 많았을 것 같은데. “평소에 패션 아이템으로 고글을 착용했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지웅이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친구라 그 당시 유행했던 옷을 다양하게 입었는데, 그중에 고글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패션이 돌고 돌면서 유행한다는 게 신기하더라.”
-태양고 5인방과 호흡은 어땠나. “촬영하면 할수록 더 친해져서 서로 애드리브도 편하게 했다. 그래서 5인방의 티키타카가 잘 살지 않았나 싶다. 촬영하는 동안 조금 추웠지만, 그 추위도 모두 잊을 만큼 함께 해서 영광이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너무 많은데, 바닷가에 갔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촬영인 걸 잊을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
-그때 물놀이를 진심으로 즐기는 것 같던데. “진짜 재미있었다. 저희 모두 즐겼던 것 같다. 사실 그때가 10월 즈음이라 추워서 컷 소리 나면 바로 담요나 옷을 덮기는 했는데, 촬영하는 그 순간만큼은 진짜 친구들이랑 물놀이하는 기분이 들어서 신나고 즐거웠다.”
-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항상 모든 작품을 마칠 때 많이 배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분들, 선배님들과 촬영하면서 6~7개월 정도를 함께 지내다 보면 항상 무언가가 남는다. 현장에서 배우는 것도 있고, 대화하면서 느끼는 부분들도 있고. 이런 것들이 쌓여서 앞으로 활동하는데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로서는 어디 한 군데 울컥하고 아련한 느낌으로 봤다.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만 들어도 뭉클한 느낌.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복잡하게 오고 가더라.”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최근에 제 이름을 많이 검색해봤는데 ‘얘가 걔야?’ 하는 댓글들이 많았다. 기분 좋았다. 저를 알고 계시지만 또 다른 작품에서 봤을 때는 누군지 못 알아보게끔, 한 작품 한 작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하나의 캐릭터로만 기억되지 않고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을 담을 수 있게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