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은 현재 방영 중인 tvN 수목극 '킬힐'에서 평사원에서 전무까지 오른 신화의 주인공 기모란 역을 맡고 있다. 철저한 계산과 계략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돌진하며 냉철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인물이다.
그러나 회사에서의 냉정한 모습과 달리 자신만의 공간인 집에서는 씁쓸한 고독을 드러내왔다. 지난 6일 방송된 '킬힐' 9회에는 그녀의 감춰뒀던 인간적인 면모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혜영 앞에 무릎을 꿇은 김하늘(우현)을 본 사장 김재철(현욱)은 크게 화를 내고 이혜영은 순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의사는 이혜영이 신부전 말기라며 좀 쉬라고 말했지만 쓸쓸한 얼굴로 바로 퇴원을 준비했다.
회사에 가 김재철을 만난 이혜영은 김하늘에게 사진을 보낸 일이 오너 스캔들 예방 차원이었다고 변명했지만 김재철은 이혜영의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 이어 해수의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져 이혜영을 당황하게 했다. 돌아가신 회장님 때문에 해수가 힘들어했다는 말로 상황을 무마한 이혜영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술을 병째로 들이키며 해수의 죽음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듯한 충격적인 과거를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사무실을 나온 이혜영은 제임스를 예상치 못하게 만났다. 기쁘면서도 긴장을 감추지 못한 상황. 자신을 버린 사람을 한 번 보고 싶었다는 제임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이혜영은 서툴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따뜻한 모성애와 자식을 버린 슬픔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자신만의 독보적인 아우라와 분위기로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이혜영은 회사 계열사를 만들기 위해 사장, 사모부터 김하늘까지 이용하는 계산적인 면모마저 차가우면서 우아한 카리스마로 녹여냈다. 그러나 그러한 이면에는 극복되지 않는 죄책감, 두려움 그리고 애절한 모성애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혜영은 이번 회차에서 눈빛과 표정만으로 디테일한 감성을 표현하며 연약한 인간의 면모를 담아냈다. 특히 과거를 떠올리며 무너지는 칼날 같은 아픔과 아들을 만났지만 행복과 슬픔을 오가는 세밀한 감정선을 눈을 뗄 수 없는 연기력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