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전용구장에서 열린 2022 OK 코리아 슈퍼럭비리그에서 현대글로비스와 한국전력 선수들이 맞붙고 있다. 사진=대한럭비협회 제공 대한럭비협회가 주최한 OK 코리아 슈퍼럭비리그가 1차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국전력은 9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전용구장에서 열린 2022 OK 코리아 슈퍼럭비리그(15인제) 1차 대회 3라운드 일반부 현대 글로비스와의 경기에서 51-2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전력은 4개 팀이 참여했던 일반부 경기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며 1차 대회 우승을 거뒀다.
이전까지의 대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럭비 사상 처음으로 유료 입장을 시행했다. 자칫 싸늘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반응은 협회의 기대 이상이었다. 비인지 종목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이날 총 720여명의 관중들이 구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환호성을 보냈다.
무관심에 더해 코로나19로 조용한 경기장에서만 뛰어야 했던 선수들에게는 낯설면서도 설레는 장면이다. 우승팀 한국전력의 주장 김광민은 "관중석에 관중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운동장에서 뛰면서 무언가 느껴진다. 관중들이 조금이라도 와주시면 (선수에게) 힘이 되고, 경기력이 더 좋아진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현대 글로비스의 주장 손민수 역시 "럭비를 하면서 오늘같이 관중 많이 온 게 처음"이라며 "색다르다. 앞으로도 관중들이 점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많은 힘이 됐다"고 웃었다.
9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전용구장에서 열린 2022 OK 코리아 슈퍼럭비리그 시상식에서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이 한국전력 선수들에게 수상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대한럭비협회 제공 대회의 일정 또한 이전과는 달랐다. 대한럭비협회는 이번 대회에서 일주일에 한 팀이 한 경기를 소화하면서 두 달 동안 대회를 치르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짧은 기간 여러 경기를 집중적으로 치르던 전국 체전 등 이전 럭비 대회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체력 고갈과 부상에 시달리던 선수들이 덕을 봤다. 김광민은 "전국 체전의 경우 한 게임이 끝나면 하루 쉬고 바로 다음 게임을 했다. 정상적으로 쉬지도 못했고 부상을 안고 뛰니 제 경기력이 나올 수 없었다"며 "(이번 대회처럼) 일주일만 쉴 수 있어도 충분하다. 선수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동환 한국전력 감독도 "선수 시절 한 팀을 18~19명으로 일주일에 3~4 게임을 치렀다. 준결승까지 잘해서 강팀을 꺾고 올라가도 결승전에서 15명이 안 되어서 시합을 포기한 적도 몇 번 있었다"라며 "이번 대회에서는 피로와 부상 누적이 없어 팀을 관리하기가 훨씬 편하다"라고 전했다.
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향후 국가대표 선발 일정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찰스 로우 대표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올해는 월드컵(7인제), 아시안게임(7인제) 등 주요 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15인제 선수들 가운데 빠르고, 적합한 선수들을 선발해 잘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어 "15인제 럭비에서는 체력적, 기술적, 전술적으로 여러 개선 과제가 있다. 하지만 15인제에서도 아시아권에서 겨룰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실업팀 감독님들이 도와주고 계시기 때문에 2년이면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를 하나부터 열까지 이끈 최윤 대한럭비협회 회장은 "실업팀, 프로팀의 시합을 좋은 환경과 좋은 화면으로 빛날 수 있게 만들어야 인지 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는 심판진이 직접 마이크로 판정을 설명했고 해설과 아나운서, 게스트까지 동원해 선수들이 얼마나 많이 훈련했고 얼마나 힘들었고 얼마나 멋진지를 잘 설명하고자 했다"라며 "아직 부족하다. 럭비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축구처럼 아이들이 럭비를 즐길 수 있도록 저변 확대도 꾀하고 있다. 그 아이들의 가족들이 이런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알리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