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이날만을 기다렸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맞아 아미(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 이름)들이 꽃단장을 하고 콘서트장을 찾았다.
9일(현지 시간)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THE CITY - LAS VEGAS)가 열리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는 공연이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공연을 즐기기 위한 아미들이 몰려들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건 아미들의 각양각색 스타일.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뮤직비디오에서 입었던 것과 비슷한 의상으로 단장한 아미부터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색인 보라색 의상으로 깔맞춤한 가족까지 얼리전트 스타디움을 찾은 여러 아미들을 일간스포츠가 만나봤다.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진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요” 샌디에이고 삼총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온 애비(Abby)는 방탄소년단 멤버 진의 팬이다. 애비는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속 진의 셔츠에서 영감을 받은 외투와 자신이 좋아하는 분홍색을 조합해 의상을 완성했다.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이날의 포인트는 ‘나는 다이아몬드야. 너도 알지, 난 빛난다는 걸’(I'm diamond you know I glow up)이라는 ‘다이너마이트’의 가사에서 착안한 눈가의 큐빅과 진의 솔로곡 ‘문’에서 영감을 받은 달 모양 귀걸이다.
애비는 “진에게선 매우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그게 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며 진에 대한 애정을 한껏 표현했다.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애비와 함께 현장을 찾은 니키(Nikki)는 정국을 가장 좋아한다. 이날의 패션은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공연 때 정국이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무대에서 입은 의상에서 영감을 받은 것. 셔츠를 멋들어지게 바지 속에 넣어 입었던 정국처럼 니키도 셔츠 끝을 묶어 포인트를 줬다.
“정국은 존재 자체로 아름답다”는 니키.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하자 바로 아미밤을 꺼내 들었다. 셔츠는 패션 브랜드 자라에서 구입했다.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애비의 직장 동료인 글렌디(Glendy) 역시 샌디에이고 출신이다. 애비의 최애는 제이홉. 제이홉이 디자인에 참여한 BT21 캐릭터 망의 머리띠가 한눈에 띄었다. 의상은 이번 투어에서 제이홉이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메들리 때 입은 의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셔츠는 자라에서 구입했다.
글렌디는 “방탄소년단이 정말 좋다. 팬데믹을 겪으며 힘든 시기도 있었는데, 방탄소년단이 주는 에너지에 큰 힘을 얻었다. 아미들도 정말 대단하다. 그들은 모두 친절하다”며 방탄소년단과 아미 모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마지막으로 세 사람은 각자 가장 좋아하는 멤버의 이름이 적힌 머리끈을 보여주며 미소를 보였다.
멀리서 봐도 눈에 띄는 패셔니스타 아미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스테파니(Stephanie)는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라스베이거스로 날아왔다. 스테파니는 멀리서 봐도 한눈에 띄는 패션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국이 최애라는 그에게 패션에 관해 설명해달라고 하자 “방탄소년단과 아미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반짝거리는 큐빅이 박힌 스타킹은 ‘다이아몬드’ 속 가사 ‘나는 다이아몬드야. 너도 알지, 난 빛난다는 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으로는 보랏빛의 선글라스를 꼽았다. 사이드에는 나비 장식이 돼 있어 방탄소년단의 노래 '버터플라이'를 연상시켰다.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사라(Sarah)는 취재를 모두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만난 아미다. 보랏빛 우산을 들고 걸어오는 사라를 보고 도무지 패션에 대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어 바로 달려갔다.
2015년에 방탄소년단에 입덕한 사라는 벌써 8년차 아미. 하지만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사라는 “콘서트에 온 게 처음이다. 믿기지 않는다. 너무 행복하다”며 기대되는 마음을 드러냈다. 사라의 반지들. 블랙스완 등 방탄소년단 노래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눈에 띈다.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사라는 특히 초창기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묻자 한참을 고민하다 ‘쩔어’(dope)라고 답했다. 그래서 패션 역시 하드코어한 분위기가 느껴지게 꾸몄다. 허리춤에 찬 벨트는 ‘방탄’을 연상시키는 총탄 모양. 시스루 상의 안에는 밀리터리 디자인의 이너를 겹쳐 입었다. 가장 좋아하는 멤버로는 지민을 꼽으면서도 “방탄소년단 7멤버를 모두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보라색으로 맞춘 ‘패밀리 룩’ 아빠 마크와 두 딸 엠마와 안야(왼쪽부터). 사진=정진영 기자 chung.jinyoung@joongang.co.kr 미국 유타주에서 온 해치(hatch) 가족은 색을 맞춘 ‘패밀리 룩’으로 눈길을 끌었다.
가족 가운데 가장 먼저 팬이 된 건 막내딸 엠마(Emma)다. 엠마는 “친구 제나로부터 방탄소년단이 멋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보게 됐다. 보고 완전히 빠졌다. 굉장히 귀여우면서도 의미가 있는 노래들이 많더라. 그들의 음악에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엠마의 패션은 가장 좋아하는 멤버 정국에게 영향을 받았다. “보라색 아이템이 안 보인다”고 하자 “티셔츠에 새겨진 글자가 나름대로 보라색이다. 원래 더 보랏빛이었는데 세탁을 해서 이렇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첫째 딸 안야(Anya)는 보라색 상의에 품이 넉넉한 바지를 매치해 멋을 냈다. 볼드한 액세서리가 이날의 의상 포인트. 그는 “페미닌적인 매력이 있는 지민이 좋다”며 얼굴을 붉혔다.
아빠 마크(Mark)는 “나는 협조적인 아빠”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래도 딸들의 추천으로 방탄소년단의 노래도 듣고, 라스베이거스는 물론 작년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공연에도 참석했을 만큼 열정적인 팬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마크는 “딸들이 좋아하니까 집에서도 방탄소년단 노래를 많이 듣는다”면서 ‘버터’를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꼽았다. 아 참, 아내는 인터뷰할 당시 로스앤젤레스를 지나 열심히 라스베이거스로 달려오는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