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신인왕 레이스는 예측을 빗나갔다. '9억팔(계약금 9억원)' 장재영(키움 히어로즈)과 '제2의 장원준'으로 기대받던 왼손 투수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의 2파전 양상이 전망됐지만, 개막 초반부터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가 치고 나갔고, 결국 1985년 이순철 이후 36년 만에 타이거즈 소속 신인왕에 올랐다.
2022시즌 신인왕 경쟁도 예측불허다. 개막 전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던 KIA 1차 지명 내야수 김도영이 21타수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프로 무대의 높은 벽에 막힌 사이 다른 신인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개막 첫째 주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키움 박찬혁이다. 구단 창단 처음으로 입단 첫 시즌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다. 박병호가 KT 위즈로 이적하며 공석이 된 1루수를 꿰찼다.
데뷔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2021시즌 토종 투수 평균자책점 1위 백정현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까지 때려냈다. 콘택트 능력과 선구안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8경기 타율은 0.261. 경험이 쌓이면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KT 오른손 투수 박영현도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묵직하고, 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좋은 편이라는 평가다. 기존 필승조 투수들의 주춤한 사이 등판 기회 얻었고, 다부진 투구를 보여주며 셋업맨 한 자리를 맡을 수 있는 자질을 보여줬다.
롯데 자이언츠 1라운더 외야수 조세진은 7일 NC 다이노스전 7회 타석에서 결승타를 치며 소속팀의 2-1 신승을 이끌었다. 삼성 내야수 이재현도 8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데뷔 첫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시범경기 타율 1위(0.432)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한 '제2의 이종범' 김도영은 기대 이하다.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고 있지만, 8경기에서 25타수 2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9일 SSG 랜더스전에서 메이저리거 출신 김광현의 퍼펙트 행진을 깨는 안타를 때려내며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이전에도 안타는 치지 못했지만, 적극적인 주루와 패기 있는 자세를 보여주며 사령탑 김종국 감독에게 신뢰를 줬다.
'베이징 키즈'가 프로 무대에 진입하며, 데뷔 첫 시즌부터 빼어난 기량을 뽐낸 신인들이 많아졌다. 최근 5시즌(2017~2021) 연속 순수 고졸 신인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이정후(키움)와 강백호(KT)는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슈퍼루키도 많았다. 장재영은 제구 난조로 고전했고, 김진욱도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신인은 일단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이후 깨지고, 성장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올 시즌도 신인들의 성장기를 지켜보는 재미가 야구팬을 자극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