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고전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치른 8경기에서 6패(2승)를 당하며 최하위(공동 8위)에 머물렀다. 2021시즌 12승(2무 2패)을 거두며 강세였던 SSG 랜더스에 스윕(3연패)을 당했고, '1약'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에서도 위닝시리즈를 내줬다.
주포 강백호가 개막 직전 발가락 골절상으로 이탈하며 KT의 공격력이 떨어졌다. 경기당 3.25점에 그칠만큼 득점력이 저조했다. 최강으로 평가받던 선발진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패전(5패)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악재도 생겼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빠른 공에 대처하는 타자들의 감각이 떨어져 있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혼란을 겪고 있는 점도 적응할 것이다. 공격력은 나아질 여지가 있다. 쿠에바스의 공백은 대체 선발 엄상백으로 메울 수 있다.
KT의 진짜 불안 요소는 불펜이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 셋업맨 조현우와 박시영이 부진하다.
KT는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뼈아픈 패전을 당했다. 3-0으로 앞선 9회 초 등판한 김재윤이 안타 4개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것. 포심 패스트볼(직구)과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많았다. 직구 최고 구속도 시속 144㎞에 불과했다. 김재윤은 2021시즌 직구 평균 스피드가 시속 143.8㎞였던 투수다. KT는 이 경기에서 역전패(5-6)를 당하며 급격히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후 5경기에서도 4패를 당했다.
필승조 중 유일하게 왼손 투수인 조현우도 제 몫을 해내지 못 하고 있다. 5일 SSG전에서는 7회 초 2사 2·3루 상황에서 왼손 타자 추신수를 막기 위해 등판했지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후속 타자 최지훈에게는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7일 SSG전에서도 추신수와 최지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9일 한화전도 왼손 타자 하주석과 마이크 터크먼에게 각각 사구와 안타를 내줬다.
조현우는 2020~2021시즌 왼손 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0.185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좌타자 피안타율이 0.571로 치솟았다.
오른손 셋업맨 박시영도 10일 한화전에서 스코어 3-4, 박빙 상황에서 2점을 내줬다. 주 무기 슬라이더가 고장 났다. 첫 타자 노시환과의 승부에서 슬라이더를 던지다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어진 2사 1·2루 위기에서도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며 장운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KT는 지난겨울 불펜 전력을 보강하지 않았다. 내부 선수층(뎁스)이 두꺼워졌다고 봤다. 그러나 주축 불펜 투수들이 개막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엄상백이 선발진으로 이동하면, 승부처에 내세울 선수가 줄어든다. KT의 허리가 꽤 허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