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악 처단과 썩은 권력을 향한 복수를 그린 영화와 드라마에 익숙한 캐릭터가 전면 등장하고 있다. 범죄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이다.
공개 직후부터 넷플릭스 비영어권 스트리밍 3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야차’에는 국가를 넘나드는 거대한 첩보전에 뛰어든 또 하나의 인물이 있다. 박해수가 연기한 특별 감찰 검사 한지훈이다.
한지훈은 블랙팀 감찰이라는 명분으로 중국 선양으로 향했으나, 윗선에서 벌어진 배신을 알게 되며 정의를 지키려는 검사다. 동북아시아가 얽힌 첩보전 사이에서 한지훈은 뿌리 깊게 자리한 스파이들을 공개하고 직접 부정부패를 밝혀내는 맹목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안방극장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열혈 검사가 있다. SBS 금토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의 이준기가 맡은 검사 김희우다.
김희우는 권력 카르텔의 중심인 조태섭을 처단하고 악의 이너서클을 파괴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진다. 결국 죽음까지 당하지만, 15년 전으로 회귀하는 기회를 얻으며 다시 조태섭을 향해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정의 실현을 향한 김희우의 집념은 모든 기억을 안고 15년 전으로 돌아간 그가 어떻게 철저히 권력의 중심을 무너뜨릴지 보는 이를 기대하게 하며, 방송 2회 만에 최고 시청률 8.6%(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상승하며 순항 중이다. 도경수는 검사로 변신해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올 하반기 방송예정인 KBS 드라마 ‘진검승부’의 진정 역으로 안방극장에 컴백한다. 진정은 정법보다 편법을, 정석보다 꼼수를, 성실함보다 불량함을 택한 검사로 사회의 부정부패를 물불 가리지 않고 처단한다. ‘똘끼 충만’ 검사라는 타이틀을 통해 도경수는 새로운 모습을 예고했다.
이렇듯 최근 미디어에 등장하는 검사들은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권력과 직접 맞서며 정의를 실현하는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가 그들의 신념에 동의하고 자연히 쾌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미디어에 비치는 검사 캐릭터를 경계해야 할 때다.
요즘 뉴스에서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을 두고 정부와 검찰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시끄러운 상황과 달리 미디어 속 검사는 화려한 액션으로 부패한 권력에 대항하는 정의를 추구하는 모양새로만 그려진다. 자극과 버무려진 미화된 검사의 모습은 시청자를 현실의 검사 집단은 잠시 잊고, 허황된 이들의 이미지로 받아들이게끔 하는 것이 아닐까. 이같은 정의로운 검사들의 출현을 환영하기 보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경계해 박아들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