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희를 위해서 우리가 무엇인가 해냈다는 부분에 대해 너무 기쁘다. 가희가 하늘나라에서도 보고 웃고 있을 것 같다.”
여자프로농구 통합우승을 일궈낸 청주 KB 김완수(45) 감독이 제자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나타냈다.
KB는 1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 2021~22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78-60으로 이겼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피언결정전에서 3연승을 달린 KB는 2018~19시즌 이후 3년 만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구단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이다.
경기 종료 후 우승 세리머니까지 한 김완수 감독은 “아직 얼떨떨하다. 우승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내가 감독으로 부임하고 나서 훈련량이 많아지고 스태프에게 많은 걸 요구했다. 조금 더 강한 팀을 만들고 싶었다. ‘싸움닭’처럼 농구하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은 “부족할 수 있겠지만 모두가 잘 따라와줘서 고마웠다. 내가 실수하는 부분이 있더라고 믿고 따라왔다. 오히려 선수들과 스태프에게 피드백을 받고 나서 수정했던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사무국의 지원이라든지도 있었다. 어떤 방향으로 가자고 하면 다들 잘 들어줬던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유명을 달리한 제자를 떠올렸다. 지난 3월 초 KB 유망주 선가희가 22세라는 젊은 나이에 뇌출혈로 운명했다. 김 감독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선수들, 스태프도 마찬가지였다”며 “가희가 하늘나라에서도 우리의 우승을 보고 웃고 있을 것 같다. 가희는 여전한 우리의 가족이다. 가희를 위해서 한 발 두 발 나아가서 좋은 활약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우승을 확정한 뒤 가만히 서서 선수들을 지켜봤던 김 감독은 “우승을 처음 해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웃은 뒤 “내가 그동안 잘했던 부분, 잘 못했던 부분들이 생각났다. 그래도 내가 복 받은 사람, 행복한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이렇게 좋은 선수들과 스태프를 만나서 좋은 팀에 와서 감격적인 상황을 느껴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디펜딩 챔피언’ 감독이 된 김 감독은 “어떻게든 (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 우리은행은 강팀이지 않나. 선수들이 아직 두려워하는 게 보이더라”며 “선수들에게 우리가 강팀이라고 얘기했다. 내년 시즌에도 올 시즌처럼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백업 자원들이 열심히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