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은 왼 팔뚝 문제로 IL에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은 전날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시속 88.7마일(142.7㎞)에 불과해 구속 감소가 뚜렷했다. 경기 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왼 팔뚝에 통증을 느꼈다. 상태를 확인한 뒤 검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IL 등재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류현진의 IL 등록은 토론토 이적 후 이번이 세 번째다. 류현진은 지난해 4월과 9월 각각 엉덩이와 목 통증을 이유로 10일짜리 IL을 거쳤다. MLB닷컴은 "류현진의 예상 복귀 날짜는 아직 없다. 시즌 첫 두 경기에서 컨트롤과 구속 문제를 드러낸 이후 걱정스러운 전개"라고 우려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첫 등판이던 지난 11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5피안타 6실점 했다. 오클랜드전 부진까지 겹치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이 13.50까지 치솟았다.
올해 MLB는 노사단체협약(CBA) 개정 만료 시한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직장 폐쇄(lockout) 절차를 밟았다. 구단 내 훈련 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된 류현진은 입국한 뒤 친정팀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었다. 뒤늦게 직장 폐쇄가 풀려 출국했지만 '단축 캠프'가 치러져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CBS 스포츠는 "류현진은 2004년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2015년 어깨 수술을 포함한 오랜 팔 부상 이력을 갖고 있다. 35세인 그의 부상 이력을 고려할 때 짧은 스프링캠프 훈련 기간은 시즌 준비에 충분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등이 불이 떨어진 건 토론토 구단이다. 토론토는 오프시즌 동안 과감하게 투자했다. 오른손 투수 케빈 가우스먼과 5년, 총액 1억1000만 달러(1355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했다. 이어 오른손 투수 호세 베리오스와 7년, 총액 1억3100만 달러(1614억원)에 연장 계약까지 마쳤다. 탄탄한 선발진을 기대했지만, 류현진이 이탈하면서 대권 도전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공교롭게도 류현진과 가우스먼, 베리오스 모두 시즌 첫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토론토는 일단 류현진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IL에 있던 라이언 보루키를 콜업했다. 보루키는 지난해 24경기를 불펜으로 뛴 왼손 계투 자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