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3년이 지난 5G 서비스의 체감 품질이 개선되지 않은 것은 실외에만 집중한 이동통신 3사의 설비투자 때문으로 나타났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이통 3사의 5G 무선국 46만대 가운데 기지국은 43만대(94%)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중계기는 3만대(6%)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기지국은 건물 외벽이나 옥상에 설치된다. 실외에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비다. 중계기는 기지국이 보낸 전파가 닿지 않는 실내 음영지역의 품질을 개선하는 데 쓰인다.
LTE의 경우 전체 무선국 231만대 중 기지국은 155만대(67%)였고, 중계기는 75만대(33%)였다.
이처럼 이통 3사가 특정 장비에만 투자를 집중하면서 실내외 5G 품질 격차가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지국은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만들지만, 중계기는 국내 중소 사업자들이 주로 제작한다.
지난해 과기정통부가 실시한 5G 서비스 품질평가에서 85개 시 실외 커버리지 면적은 3사 평균 1만9044.04㎢로 전년 대비 252%가량 확대됐다. 통신사별로 SK텔레콤(2만2118.75㎢)·LG유플러스(1만8564.91㎢)·KT(1만6448.47㎢)의 순으로 넓었다.
서울과 6대 광역시는 도시지역 대부분에, 중소도시는 동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거주·활동 지역 위주로 구축됐다.
이에 반해 실내 커버리지의 경우,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85개 시 주요 다중이용시설은 3사 평균 4420곳으로 전년보다 58.3% 늘어나는 데 그쳤다.
KT(4495곳)·SK텔레콤(4409곳)·LG유플러스(4357곳) 모두 비슷한 수준이다. 시설 내 5G 접속 가능 비율은 평균 95.36%로, 전년과 비교해 4.37%포인트 향상됐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실내외 관계없이 원활한 5G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통사 관계자는 "5G와 달리 LTE는 여러 대역을 쓰기 때문에 들어가는 장치의 수가 다르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내 품질 개선을 위해서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5G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이통사는 설비투자 규모를 해마다 줄이고 있다. 3사 합산 재작년 8조2720억 원에서 지난해 8조2050억 원으로 0.8% 낮췄다.
반면 5G 가입자가 2021년 11월 2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이통사의 실적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합산 영업이익이 작년 1~3분기 연속으로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연간으로 4조 원에 이르는 성과를 냈다.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