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모리 케이타(21·KB손해보험)의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 수상은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단지 케이타의 '입'에 이목이 쏠렸다.
예상대로 케이타는 도드람 2021~22시즌 V리그 남자부 MVP를 수상했다. 18일 발표된 정규리그 MVP 투표에서 케이타가 기자단 총 31표 중 23표를 얻어 대한항공 곽승석(7표)을 제치고 외국인 선수로는 7년 만에 수상했다.
소속팀 KB손해보험이 정규시즌 1위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압도적인 활약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총 36경기에 출전해 1285득점을 기록 2년 연속 득점 1위를 차지했다. V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1282점) 신기록을 작성했고, 남녀부를 통틀어 역대 최초로 한 시즌에 4차례나 라운드 MVP(1·3·4·6라운드)를 받았다. 공격 성공률(55.51%)과 서브왕(0.768개)까지 올랐다.
케이타의 활약 덕에 KB손해보험은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인 2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고, 창단 첫 챔프전 진출까지 이뤘다. 케이타는 지난 9일 열린 대한항공과의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57점을 폭격, 챔프전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도 작성했다.
지난 9일, 케이타는 대한항공에 1승 2패로 밀려 우승을 놓치자 코트에 누워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았다. 포스트시즌 종료와 함께 다음 시즌 그의 거취에 이목이 쏠렸다. V리그 규정상 외국인선수는 3시즌까지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는데, 케이타가 이탈리아 리그 베로나와 계약설이 나돌았다.
18일 시상식은 케이타의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무대였다. 지난 7일 챔피언결정 2차전 승리 이후 그가 공식 석상에서 처음 인터뷰를 갖는 자리였다. 케이타는 '베로나와 계약을 맺었나'는 말에 공식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대신 KB손해보험과 동행을 희망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 거취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을 알고 있다. 아직 (KB손해보험과) 재계약한 것은 아니지만 남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다"며 "(베로나와 계약 문제를) 해결하려 KB손보에서 많이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 초반부터 KB손보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국내 선수와 친밀감이 더 깊어졌고, 정말 내 집 같은 기분이 든다. 선수들과 추억을 많이 쌓았다"고 덧붙였다.
케이타는 트라이아웃 신청서를 뒤늦게 제출, KB손해보험에 잔류할 여지도 남겨놨다. 다만 이탈리아 팀에 위약금을 내거나 임대 계약을 맺지 않으면 한국으로 올 수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케이타는 "나와 KB손보 모두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또한 "만일 해외 무대 진출한다면 나중에 V리그에 돌아올 때 무조건 KB손보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