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 신한카드 네이버페이에 이어 토스까지 '후불결제(BNPL)' 서비스에 돌입하면서 카드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상 신용카드처럼 쓰는 후불결제가 빅테크 업체에서 확대하자, 결제시장을 지배해온 카드사는 고객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 맞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가장 최근 KB국민카드가 사내 벤처 '하프하프', 결제서비스 기업 다날과 '선 구매 후결제' 결제서비스 구축·운영을 위한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BNPL은 결제 업체가 가맹점에 먼저 대금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구매대금을 분할 납부하는 후불결제로 신용카드 할부와 비슷하다.
신용카드는 신용점수, 소득 등 금융정보를 중심으로 발급하고 결제 한도가 부여되지만, BNPL은 비금융정보 등을 활용한 대안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결제 한도를 정한다. 금융 이력이 없어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이들도 사용 가능해, 소액 단기 신용대출이 필요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주부 등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신용카드 대비 연체율이 높다.
다를 나라에서는 신용카드 발급이 까다로운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는 금융정보가 부족한 집단을 중심으로 활성화돼 있다.
국내 카드사 가운데 현재까지 BNPL 등 후불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곳은 없다.
KB국민카드가 내놓는 후불결제 서비스는 오는 3분기에 출시 예정으로 첫 카드사의 후불결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프하프는 KB국민카드의 신용평가·채권관리 노하우와 다날의 결제 디지털 인프라를 융합해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에 새로운 BNPL 결제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도 후불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신한카드는 기존 신용평가모형 체계에서 사용하고 있지 않은 모바일, 카드승인 데이터 및 디지털 행동 데이터를 활용해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구축했다.
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과 금융 정보가 단절된 국내 거주 외국인으로 구분해 이들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로써 기존 신용평가모형에서는 중신용 등급에 58~78%가량 밀집된 금융소외계층의 신용 등급을 세분화해 우량한 고객을 발굴, 추가적인 금융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씬파일러 등 금융 소외계층에게 합리적인 평가 체계를 제공해 금융 기회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