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로고.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최신 항공모함 3척 값에 대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중 하나인 트위터를 품에 안았다. 정치인처럼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소통창구가 앞으로 어떤 변화의 길을 걸을지 관심이 쏠린다. 같은 값에 더 가치 있는 투자를 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위터는 25일(현지시간) 머스크에게 주당 54.20달러, 총 440억 달러(약 55조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인수 가격은 트위터의 이달 평균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 38% 얹어 책정했다.
머스크는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가 논의되는 디지털 광장"이라며 "트위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낫게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자금 확보 문제 등으로 인수 계약을 성사하지 못하면 위약금만 10억 달러(약 1조2600억원)를 지불해야 한다. 이 조건은 트위터에도 붙는다.
27일 해외 IT 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은 "온라인 담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래다. 터무니 없는 금액을 반성할 기회이기도 하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매체는 440억 달러를 100달러 지폐로 인출해 쌓으면 높이가 30마일(약 48㎞)에 달한다고 했다.
이 돈으로 미 해군의 항공모함 3척을 사거나 전 세계 대학생 약 2억5000만명에게 175달러(약 22만원)의 '에이서 스핀 311' 크롬북을 나눠줄 수 있다.
또는 약 14대의 우주선 개발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거나 넷플릭스를 3억6600만년 동안 시청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센트럴은 "이런 비상식적인 가치는 디지털 세계에서 트위터의 중요성과 소유권이 갖는 힘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인수로 트위터의 정책에 일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머스크는 자유를 보장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증오 표현과 거짓 정보 등이 난무해 생태계가 혼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해외 IT 매체 더 버지는 "머스크의 관심 영역 중 하나는 편향된 방식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추천 알고리즘이다. 그는 사람들이 해당 알고리즘을 공개적으로 살펴보고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미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구글 등은 시스템 작동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설명을 뒷받침할 엄청난 양의 데이터 없이 알고리즘만 보여주면 악의적으로 해석하려는 이용자도 나타날 수 있다.
가짜 트위터 계정을 몰아내기 위한 단속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는 사기·스팸 봇을 트위터 공공의 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서비스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은 물론, 과거 그를 사칭해 가상자산을 빼돌린 사기꾼의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계정을 걸러내기 위해 수많은 작업을 수행한 트위터보다 머스크가 더 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는 지적이다.
더 버지는 "문제가 없는 자동 계정이나 자주 활동하는 이용자의 콘텐트를 차단하는 등 훨씬 더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앞서 봇을 없애기 위해 모든 이용자를 인증하겠다고 한 발언도 재조명됐다. 단순히 로봇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간단한 문제를 풀 수도 있지만, 신분증을 요구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할 가능성도 있다.
더 버지는 "익명 또는 가명 발언을 허용한 트위터의 방향이 틀어질 것"이라며 "다른 이용자에게 노출이 되지 않아도 정부에서 요청할 수 있는 정보가 많으면 해킹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