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문동주. 사진=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대형 루키 문동주(19)가 드디어 첫 시동을 걸었다.
문동주는 지난달 30일 서산 전용연습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1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다. 총 26구를 던지는 동안 직구 최고 시속 155㎞, 평균 시속은 153㎞를 찍었다.
지난겨울 받았던 기대를 생각하면 다소 늦고 조용한 출발이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문동주는 고교 시절부터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강속구를 던지며 기대를 받았지만, 지난 3월 내복사근부상을 입으면서 실전 등판이 늦어졌다.
출발이 한 달 늦어졌지만 한화는 서두르지 않는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시즌 동안 문동주를 불펜으로 기용하겠다. 문동주는 고교 시절 100구까지 시속 140㎞ 후반대 구속을 유지할 수 있는 스태미나를 증명했다. 장기적으로 핵심 선발로 성장할 선수"라며 "복사근 부상으로 올 시즌 기용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타 구단 대형 유망주 투수들의 케이스 스터디를 거쳤다. 바로 선발 투수로 기용하는 안과 불펜 적응 후 선발 전환하는 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신인 투수의 기용은 다른 구단들에게도 고민거리였다. 2020년 신인왕 소형준(KT 위즈)이 대표적이다. 그는 그 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했다. 규정이닝에 못 미치는 총 142이닝을 던졌던 그는 지난 시즌 구속 감소로 7승 7패 평균자책점 4.16에 머물렀다.
소형준과 신인왕을 경쟁했던 LG 이민호 역시 마찬가지다. 이민호는 2020년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로 호투했다. LG는 그의 몸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정상적인 5선발 로테이션이 아닌 10일 로테이션으로 그를 기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평균자책점 4.30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올해도 출발이 부진하다.
한화 관계자는 "올 시즌 풀타임을 선발로만 기용한다면 100이닝 제한을 두더라도 2000구 전후의 투구 수가 예상된다. 문동주는 고교 3년간 총 1056구, 3학년 1년간 739구를 던졌다. 다른 대형 유망주 투수들보다 적은 편"이라며 "재활 직후인 데다 투구 수가 지난해와 대비해 급격하게 증가하면 과부하가 우려된다. 게다가 문동주는 12월 23일생으로 아직 신체 발달 중인 선수"라고 말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문동주의 기용 계획이 아니라 그의 몸 상태다. 첫 투구에서 건강하게 던지면 단계적으로 계획을 짜겠다"며 "1년 차 선수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던지는 게 최우선이다. 일단 1이닝부터 출발한다. 투구 수는 60~70구를 절대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