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합산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25조원가량 증발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수혜를 톡톡히 보던 성장주가 대외 악재와 규제 이슈 직격탄을 맞았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의 시총은 작년 12월 30일 62조926억 원에서 지난달 29일 47조 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50조1508억 원에서 40조1197억 원으로 감소했다. 시총 순위는 네이버가 3위에서 6위로, 카카오가 6위에서 8위로 주저앉았다.
주가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연초 대비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20% 넘게 하락했다.
한때 포털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치에 맞먹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거대 플랫폼 갑질 논란으로 뭇매를 맞은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움직임으로 투자가 위축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물가 상승 압박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증권가도 일찌감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를 기점으로 주요 사업부의 성장률 하락 추세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비용 통제를 통한 마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은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콘텐트 사업에서 멀티플을 상향시킬만한 시그널이 나타날 때까지 주가 상승 탄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던 작년과 달리 실적은 올해 초반부터 기대를 밑돌고 있다.
네이버의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3018억 원이다. 증권가 예상치인 3000억 원 중반대를 하회했다.
콘텐트·핀테크·커머스 등 신성장 동력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선전했지만, 인건비와 복리후생 개선 작업에 비용이 들어갔다. 신사업 확대를 위한 마케팅 투자도 적지 않았다.
오는 4일 실적을 발표하는 카카오도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전 분기 대비 매출은 플랫폼 부문의 비수기 영향과 오미크론·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수요 위축 등으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영업이익은 주요 자회사의 연봉 인상으로 시장 컨센서스 전망치에 미달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일단 양대 포털은 전열을 가다듬고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부터는 인건비와 같은 비용의 효율화에 집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남선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도 "작년까지 채용을 늘리면서 고성장해왔는데 인건비를 예년 수준으로 통제하면 올해 영업 마진은 1분기보다 개선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