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개인 시즌 4번째 3안타(한 경기 기준) 경기를 해냈다. 역전포, 역전 득점 등 승부처마다 그가 있었다. KT는 10-5 완승을 거뒀다.
박병호는 2-2로 맞선 3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 경기 흐름을 바꿨다. 앞서 3번 타자 황재균이 우중간 행운의 텍사스 안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동점을 만든 직후 나선 그는 롯데 선발 찰리 반즈로부터 좌월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몸쪽(오른손 타자 기준) 가운데 붙은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았다. 비거리 125m 대형 아치. 자신의 시즌 6호 홈런이기도 했다.
박병호는 최근 타격 타이밍에 변화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배트가) 나가는 게 달라졌다. 타격 코치와 조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이 변화의 영향력으로 단정할 순 없지만, 분명한 건 박병호가 올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건너 홈런을 쳤다는 것이다. 의미가 있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5회 지시완의 추격 솔로포, 6회 이학주의 동점 적시타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박병호는 다시 롯데에 찬물을 끼얹었다. 6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김도규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쳤다. 후속 타자 장성우의 좌익 선상 2루타 때 3루까지 밟았다. 이어 나선 신본기가 내야 땅볼을 치며 더블 아웃을 당했지만 그는 홈을 밟았다. KT가 5-4, 1점 차 리드를 잡았다. 이어진 공격에서도 상대 유격수 이학주의 연속 실책 덕분에 1점을 더 달아났다.
KT는 7회 1점을 내줬지만, 바로 1점을 더 달아났다. 8회는 조용호가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치며 10-5, 5점 차로 달아났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리드를 지켜내며 완승을 거뒀다.
박병호는 "나는 장타를 많이 쳐야 하는 타자다.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라고 이 경기 총평을 전했다. 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서는 "반즈가 변화구 비율이 높은 투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변화구 구사를 예측하고 있었다. 타이밍이 잘 맞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전했다.
변화구를 공략해 만든 첫 홈런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상대 팀 투수의 볼 배합, 최고 구속 등을 체크했다. 앞서 변화구를 공략해 안타를 친 적은 있지만, 홈런은 처음이다. 좋은 타이밍이 나왔다. 앞으로도 더 잘 대응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웃어 보였다.
타격 타이밍에 변화를 준 게 잘 통하고 있다. 박병호도 인정했다. 그는 "그동안 타격 기복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내 타격폼에 대해서 잘 알진 못하지만, 공통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수정해야겠더라. 왼 다리를 끌어가는 시작점에 변화를 줬다. 이전보다 여유 있게 타이밍을 잡을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박병호는 이날 도루도 성공했다. 이강철 감독 지휘 아래 누상에서도 바쁘다. 박병호가 진화하고 있다. KT는 더 강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