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면서 빙과 업계 1위 싸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의 관전 포인트는 롯데 연합(롯데제과·롯데푸드)와 빙그레 연합(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의 싸움이다. 롯데 연합이 합병으로 시장 1위 탈환에 나선 가운데 빙그레 연합이 어떻게 방어에 나설지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오는 7월 롯데푸드를 흡수 합병한다. 두 업체가 합병할 경우 롯데제과는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1위에 다시 올라서게 된다.
그간 국내 빙과 시장은 해태를 품은 빙그레가 사실상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빙과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롯데제과 30.5%, 빙그레 27.6%, 롯데푸드 13.6%, 해태아이스크림 11.6%, 기타 16.7% 순이다.
이 점유율이 유지된다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으로 사실상 롯데 연합이 시장 선두 자리를 꿰차게 된다.
롯데 연합은 합병 이후 빙과사업 경쟁력 강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장 존속회사인 롯데제과는 빙과 공장을 통합해 물류 네트워크를 최적화할 방침이다. 롯데제과는 영등포·대전·양산공장, 롯데푸드는 천안공장에 각각 빙과 라인을 운영 중이다. 효율이 낮은 공장의 생산 물량을 효율이 높고 여유 캐파가 있는 공장에서 생산해 조업률을 향상하고 운영 효율을 제고할 예정이다.
성수기를 앞두고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제품 리뉴얼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제과는 9일 대표 콘아이스크림 '월드콘'의 리뉴얼을 단행했다. 월드콘은 지난 1986년 출시 이래로 지난해까지 약 1조6400억원의 누적 판매고를 기록한 롯데제과의 베스트셀링 제품이다.
이번 리뉴얼에서 월드콘은 기존의 우유 및 바닐라 향의 함량을 2배가량 높였다. 또 바닐라 향은 친환경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RA) 인증받은 제품을 사용해 친환경의 의미를 더했다. RA는 자연환경과 농업 공동체 보호에 기여하는 농장 및 원료에 부여하는 친환경 글로벌 인증이다.
패키지 디자인은 빨강에 파랑 색상, 별 문양 등 월드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전통적인 요소들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우유 함량 증대 문구 및 RA인증 마크 등의 디자인 요소를 가미했다.
롯데제과는 또 ‘설레임’ 탄생 20주년을 맞아 소비자 맞춤형 리뉴얼을 진행했다. 우유 함량을 높이고, 뚜껑 크기 및 로고 등 패키지 전반적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앞서 롯데푸드는 ‘델몬트 골드키위바’를 출시, 델몬트 빙과류 제품 라인을 4종(망고·복숭아·샤인머스켓&청포도·골드키위)으로 확장했다. 기존 돼지콘에 다크 초콜릿 함량을 높인 ‘돼지콘 블랙’도 선보였다.
지난 2일에는 아맛나 출시 50주년을 맞아 '아맛나 앙상블'을 선보였다. 지난 1972년 출시된 아맛나는 현재 판매 중인 국내 바 아이스크림 중 가장 오래된 제품이다. 아맛나 앙상블은 잔칫집 떡을 모티브로 만들어 50주년 축하의 의미를 더했다. 올해 한정판으로 운영되며 패키지도 복고풍으로 디자인했다.
이에 맞서 빙그레는 올여름 성수기 아이스크림 시장 공략을 위해 메로나와 슈퍼콘 등 인기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제품도 대거 출시하는 등 1위 수성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을 비롯해 누가바·바밤바·쌍쌍바·호두마루·체리마루 등 인기 제품들로 올여름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빙그레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공동 마케팅을 강화해 고질적인 적자 해소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여름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을 완료하고,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와 맞대결을 벌이는 첫 번째 성수기"라며 "롯데 연합의 빙과업계 지배력이 커진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빙그레 연합의 적극적인 신제품 출시 및 마케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