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주사로 희귀병을 치료할 수 있는 ‘원샷 치료제’가 관심을 끌고 있다. 1회 투여 가격이 집 한 채에 달할 정도로 초고가다. 5억 원부터 27억 원까지 귀하디 귀한 유전자 치료제가 최근 국내 건강보험 급여 적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희귀병 환자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27억 원에 달하는 ‘원샷 치료제’ 졸겐스마주가 오는 7, 8월경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제5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 결과 한국노바티스의 졸겐스마에 대해 급여의 적정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약제는 앞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 간 약가 협상 등을 거친 후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된다. 건보 적용 약값은 60일 이내에 결정된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한국노바티스와 정부의 협상 절차에 따라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사용 시점은 8월 이후로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졸겐스마주는 지금까지 허가된 유전자 치료제 중 가장 고가다. 신생아 1만명 당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인 척수성 근위축증(SMA)을 1회 투여로 치료할 수 있다. SMA 환자는 병이 진행될수록 모든 근육이 약해져 자가 호흡이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치료를 받지 않으면 2세 이전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노바티스는 지난 1월 국내 SMA 환자 대상으로 졸겐스마 치료 효과를 확인한 연구 데이터를 소아신경분야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바 있다. 만 2세 이하의 6명의 환자에게 투여됐고, 당시 연령대가 생후 7개월부터 24개월까지 다양했다. 투여 결과 관찰 기간 동안 사망 환자가 없었고, 영구적인 호흡 보조가 필요한 경우도 나타나지 않았다.
조연진 한국노바티스 전무는 “졸겐스마 치료를 받은 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운동기능 발달이 관찰됐다. 평생 1회 투여로 SMA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최초의 유전자 대체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한방으로 영구적인 치료가 가능한 유전자 대체 치료제라 가격이 고가다. 졸겐스마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38개국의 허가를 받았고, 지금까지 1200명이 넘는 환자들에게 투여됐다.
노바티스가 유전자 치료제로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개인 맞춤형 항암제 킴리아는 1회 투여 가격이 5억 원, 유전성 망막변성 치료제 럭스터나는 10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