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1군에 데뷔한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25)의 첫인상은 아주 강렬했다. 새로운 활력소로 기대를 모은다.
우투좌타 외야수 황성빈은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처음 선발 출전했다 1-4로 뒤진 3회 초, 데뷔 첫 타석에서 투수와 1루수 사이에 기습 번트를 했다. 1루로 전력 질주한 황성빈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번트 안타를 완성했고, 이어 상대 실책이 겹쳐 2루까지 진루했다. 곧바로 그는 슬라이딩 과정에서 허리 벨트가 끊어진 것을 확인, 이를 교체했다. 롯데는 3회 선두 타자 황성빈의 출루 덕에 3점을 올려 4-4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8-5로 역전승을 거뒀다. 황성빈은 8회 또 번트 안타를 만들었다.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기습 번트 안타도 흔치 않지만, 처음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2개의 기습번트 안타를 뽑는 것은 정말 보기 드물다. 이날 멀티 홈런을 기록한 이대호는 서준원, DJ 피터스와 함께 황성빈을 집어 "이들이 중요할 때 활약해 이겼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15일 한화전에도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황성빈은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전날 번트 안타로 센스를 뽐냈다면, 이날에는 단타와 내야 안타·3루타까지 타격 재능을 선보였다.
소래고 출신의 황성빈은 경남대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전준우-손아섭(현 NC 다이노스)-민병헌 등 외야가 탄탄했던 롯데는 대졸 황성빈에게 현역 입대를 권유했다. 좋은 잠재력을 지녀 전역 후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황성빈은 지난해 10월 제대했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진 못했지만 5월 초 육성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됐다.
서튼 감독은 자신의 야구 색깔을 선보이기 위해 주루가 좋고 센스를 갖춘 선수를 찾고 있다. 롯데는 타격 기량이 뛰어난 선수는 많지만, 짜임새는 다소 떨어진다. 팀 도루는 15개로 지난해에 이어 꼴찌다.
황성빈이 서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는 활약을 펼쳤다. 14~15일 두 경기에서 번트 안타에 도루까지 기록했다. 그는 경남대 시절 리드오프로 활약하며 4년간 통산 50경기에서 타율 0.407·61도루를 기록했고, 2019년 대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때는 태극마크도 달았다. 양상문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 야구를 잘하고 싶은 의지가 엿보인다. 이런 물건이 어디 있다가 이제 나타났는지 모르겠다"며 칭찬했다.
롯데는 손아섭이 떠난 우익수 자리에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고승민과 추재현, 신인 조세진까지 번갈아 기용했지만 타율 2할을 넘긴 선수가 없다. 외야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중요하다.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황성빈이 타격과 함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다면, 롯데 타선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