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방에서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뛰어넘은 이른바 '깡통전세'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세입자가 자칫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가 최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율은 작년 1분기(70.4%) 이후 점차 하락하며 올해 1분기에는 68.9%를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1분기 63.6%에 그쳤으나, 지방 전세가율은 77.1%로 나타났다. 수도권보다 13.5%p 높은 수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서면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집값이 내려갈 경우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리얼투데이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지역은 15곳에 달했다. 전남 광양이 84.9%로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고, 경기 여주(84.2%), 충남 당진(83.4%), 전남 목포(83.3%), 경북 포항(82.6%), 충남 서산(82.6%), 강원 춘천(82.6%) 순서였다.
지방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셋값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북 전주덕진구 송천동2가의 A아파트(전용면적 59㎡)는 지난달 1억6000만원에 매매됐으나, 1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말부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줄었으나 전세 수요는 꾸준히 이어진 것이 전세가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조정 국면을 맞은 것 또한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깡통전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세 집주인의 대출 여부를 확인하고,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은 임대인이 계약만료 후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보증기관이 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해주고 추후 구상권 행사로 임대인에게 청구하는 보험상품이다.
올 1분기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액수는 13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액수는 1391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고액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분기 사고 액수인 1127억 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