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가 동반 부진에 빠졌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 오전 10시 30분 대한축구협회(KFA)가 마련한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 달 A매치 4연전에 나설 명단을 발표한다. 대표팀 명단 발표는 지난 3월 이란, 아랍에미리트(UAE)와 벌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9~10차전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월드컵 본선 조 추첨(4월 2일) 이후 첫 명단 발표다.
벤투호는 오는 6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첫 평가전을 가진다. 이후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28위),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50위) 등 남미 팀과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다. 14일에도 A매치가 한 번 더 예정돼 있다. 당초 유력했던 아르헨티나전이 무산돼 KFA는 새 상대를 찾고 있다.
벤투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의 동반 부진에 고민이다. 황의조(30·보르도)는 22일 브레스투아와 프랑스 리그앙(1부) 최종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80분 동안 활약했으나 침묵했다. 최근 6경기 연속 무득점. 황의조는 팀 내 최다인 11골을 기록했지만, 리그 최하위에 그친 보르도는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조규성(24·김천 상무)도 21일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유효 슛이 한 개도 없을 만큼 부진했다.
황의조와 조규성은 벤투 감독이 가장 많은 신뢰를 보내는 최전방 공격 자원이다.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황의조는 10경기 중 7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조규성도 7경기(선발 5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둘 다 최근 소속팀에서 골 결정력이 흔들렸다. 조규성은 리그 9골을 기록 중이나 이 중 5골이 페널티킥 득점이다.
대표팀에서는 다른 활약을 보일 수도 있다.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홀로 두 자릿수 득점을 하며 고군분투했다. 조규성의 경우에는 득점을 도와줄 윙어가 부진했다. 김태완 김천 감독도 “윙어에서 뛰는 선수들이 규성이를 도와준다면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는 손흥민(토트넘), 황인범(FC서울) 등 공격과 전방 연계 플레이에 능숙한 선수가 있다.
보수적인 선수 기용을 하는 벤투 감독 특성상 황의조와 조규성에게 최전방 공격수를 맡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4월 파주에서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바쁜 일정에다 상대 퀄리티를 생각하면 많은 수의 선수를 소집해야 한다”고 했다. 벤투 감독은 엔트리 규정(23명)보다 더 많은 30명 안팎을 선발할 예정이다.
새 얼굴은 프로축구 K리그에서 발탁할 가능성이 크다. 벤투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스태프는 K리그 경기장을 꾸준히 찾아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다. 조영욱(서울) 엄원상(울산 현대) 엄지성(광주FC) 등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에 발탁돼 A대표팀 차출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이승우(수원FC)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