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원은 지난 21일 LG 트윈스에서 KT로 트레이드됐다. 내야수 보강이 필요했던 KT가 2023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그를 품었다. 나도현 KT 단장은 "장준원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어 수비가 강점인 선수"라고 했다.
장준원은 지난 24일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는 "잔류군에서 훈련한 뒤 씻고 있는데 (트레이드) 얘길 들었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더라. 집에 도착해서도 실감 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다음 날 KT 유니폼을 입고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니까 진짜 트레이드가 됐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1군에 등록돼) 기분이 좋은 건 당연한데 팀에 보탬이 되고 필요로 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는 부담도 없지 않다"고 했다.
경남고를 졸업한 장준원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에 지명됐다. 드래프트 동기인 김하성(당시 2차 3라운드→넥센 히어로즈) 양석환(당시 2차 3라운드→LG)보다 더 빨리 호명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1군 등록일수가 총 193일밖에 되지 않았다. 1군 내야에 공백이 생기면 빈자리를 잠시 채우는 백업이었다. LG의 선수층이 워낙 두터워 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많지 않았다.
장준원은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다들 기회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트레이드로 온 만큼 경기를 더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얘기도 하더라. 중요한 건 나다. 기회가 와도 (준비를 잘해서) 잡아야 한다. 매경기 최선을 다해서 내가 가진 걸 많이 보여주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준원은 주 포지션이 유격수지만 3루와 2루, 1루 수비까지 가능하다. 그는 "최대한 실수하지 않고 '구멍'이라는 소리 듣지 않으려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공교롭게도 KT에는 박경수·박병호·배정대를 비롯해 LG 출신 선수들이 많다. 장성우와 김준태는 경남고 '인맥'이다. 장준원은 "(트레이드 이후) 축하를 많이 해주셨다. 1군에 있는 선배들이랑 통화해도 트레이드가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악착같이 해보라는 얘길 많이 하셨다"고 했다. 정들었던 LG를 떠났다. 장준원은 "시원섭섭한 것 같다. LG에 지명됐고 LG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 거기서 잘하고 싶었는데 트레이드로 좋은 팀에 왔고 기회가 됐으니까 못다 한 꿈을 여기서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