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규리는 약 3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 JTBC ‘그린마더스클럽’에서 진하 역을 맡아 고급스러운 스타일링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규리는 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진하라는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과 부유한 외적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패션에 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의상의 99%가 제 사복이었다고 보시면 돼요. 브랜드에서 빌리지 않고 대부분 직접 샀고, 제가 가지고 있던 옷과 믹스매치를 했어요.” 처음에는 당연히 브랜드에서 의상을 빌릴 생각도 했다. 하지만 앞서 찍었던 장면을 한참 뒤에 다시 찍고 하는 일이 벌어지다 보니 같은 의상을 오래 대여하거나 반납했다 다시 빌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김규리는 “그렇게 하느니 차라리 사서 입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김규리는 ‘그린마더스클럽’에 스타일리스트 없이 임했다. 자신의 일을 봐주는 스타일리스트가 비슷한 기간 다른 일정이 잡혔고, 김규리는 ‘내가 직접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진하의 스타일은 그래서, 김규리와 PD, 드라마 의상팀의 진지한 고민 속에서 탄생했다.
“진하는 소위 말하는 ‘여신 스타일’이잖아요. 드레스를 가내복으로 입고요. (웃음) 그래서 보통 옷들이 아닌 의상을 구해야 했어요.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기 위해 맞춤 의상도 여러 벌 입었고요. 사실 마음 먹고 주문한 흰 드레스가 있었는데, 결국 못 입고 드라마를 끝냈어요. 이번 여름에 휴가지에서 입어볼까 봐요. (웃음)” 진하는 아이보리, 흰색, 회색 등 무채색 계열의 의상을 주로 입는 캐릭터. 그러다 가끔씩 쓰는 쨍한 색감의 의상들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규리는 “진하가 가지고 있는 불안한 요소들이 있는데, 그게 고조될 때마다 색감을 강하게 썼다”면서 “진하가 빨간색, 보라색, 초록색 같은 옷을 입는다는 건 불안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재미있었어요. 해외 배송도 하고, 맞추러 다니기도 하고. 단 한 벌도 대충 입지 않았거든요. 레아 캐릭터를 위해서는 스물 한 살 때 찼던 시계를 꺼냈어요. PD님이 ‘이런 건 어디서 구했느냐’고 하더라고요. 가죽끈이었는데, 너무 오래된 제품이라 촬영하면서 끈이 끊어진 거예요. 그걸 또 바로 옆에서 수선하고. (웃음) 모든 착장이 만족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