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키움은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주말 3연전 2차전에서 나란히 토종 에이스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지난주 일요일(5일) 수원 KT 위즈전에 등판한 양현종은 순번이 돌아왔고,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휴식을 취한 안우진은 10일을 채우고 바로 복귀전을 치른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했던 양현종은 올 시즌을 앞두고 KIA로 복귀, 이름값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다. 등판한 12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41(리그 5위)을 기록했다.
안우진은 주 무기 강속구의 위력이 여전하고,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등판한 11경기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31(4위)을 기록했다. 다승 부문 공동 1위, 탈삼진 3위에 올라 있다. 특히 5월 등판한 6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하며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다. KBO 월간 최우수선수(MVP) 팬 투표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양현종과 안우진 모두 각각 키움과 KIA 타선을 상대로 올 시즌 첫 등판에 나선다. 양현종은 2021시즌 KBO리그를 잠시 떠났고, 안우진도 한 단계 성장했기 때문에 종전 상대 전적은 유효한 데이터로 볼 수 없다. 보강이나 이탈 등 타선의 화력과 성향이 달라지기도 했다. 양 팀 타선의 최근 페이스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월 팀 타율(0.284) 홈런(30개) 타점(151개) 모두 1위에 오른 KIA는 6월 레이스에서는 잠시 화력이 줄어들었다. 팀 타율(0.239)은 8위, 득점(36점)은 6위다. 최형우와 나성범, 리그 대표 왼손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다. 반면 5월 KIA 반등을 이끈 '주역' 황대인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여전히 컨디션이 좋다.
키움은 간판타자 이정후의 타격감이 꾸준하고, 성장한 젊은 선수들의 공격 기여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도 4·5월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했다.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입단 5년 차' 내야수 김수환의 타격감도 주목된다.
두 투수 모두 개막전 선발로 나선만큼 상대 1·2선발급 투수와의 선발 맞대결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인 투수를 자주 만난다.
양현종은 상대 선발이 외국인 투수가 나왔을 때 한 번도 밀리지 않았다. 안우진도 SSG 랜더스 윌머 폰트와의 맞대결에선 흔들렸지만,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를 상대로는 판정승을 거뒀다.
에이스급 국내 투수 맞대결은 '빅매치'로 불리며 더 큰 주목을 받는다. 안우진은 바로 전 등판(5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년 후배이자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과 한 마운드에 올랐다. 양현종도 지난달 25일 삼성전에서 원태인을 상대 선발로 만났다. 두 투수 모두 원태인을 상대로는 판정승을 거뒀다.
안우진은 3연속 '에이스 깨기'에 성공한 4월 중순, SSG 에이스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양현종과 김광현의 기량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상대적으로 역동적이라고 보는 김광현의 투구 스타일을 더 좋아했다고.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좌완에 원숙미를 갖춘 양현종, 우완에 파이어볼러 안우진. 서로 다른 유형에 다른 세대를 대표하는 투수들의 맞대결이라는 점만으로도 흥미를 자아낸다.
양현종은 10일 기준으로 통산 152승을 거뒀다. 5일 KT전 등판에서 통산 153승 달성에 실패하며, KBO리그 역대 다승 단독 3위 등극을 놓쳤다. 이 부문 2위(161승) 정민철(현 한화 이글스 단장)의 기록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일단 현재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이강철(현 KT 감독)부터 앞서면, 당분간 기록 이슈에 부담을 덜 수 있다. 양현종에게 11일 키움전은 중요하다.
안우진도 승부욕이 커질만하다. 그는 원태인과의 승부에 앞서 지난달 13일 만난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에게도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에이스 깨기' 리스트에 양현종을 적을 수 있는 기회다. 이날(11일) 현재 시즌 다승 부문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폰트도 한화전에 등판한다. 다승 1위를 수성하는 것도 그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