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일주일째를 맞으면서 포스코와 현대차 등 철강·자동차 산업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화물연대는 13일 정부와 주말 동안 마라톤 회의를 진행하며 교섭을 시도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히며 총파업 지속 입장을 고수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한 대로 국민의힘, 화주단체를 포함해 '안전운임제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품목 확대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을 약속한다'는 잠정안에 합의했다"며 "그러나 최종 타결 직전 국민의힘이 돌연 잠정 합의를 번복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물연대는 "국토부는 화물연대와의 대화를 통해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고,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질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국토부는 '국토부-화물연대' 간 공동성명서로 바꿔서 추진할 것을 요구했고, 교섭은 최종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화물연대는 더 강력한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국토부도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품목 확대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으나 검토 결과 수용이 곤란해 대화가 중단됐다"며 "화물연대가 공개한 합의안의 내용은 실무 협의 과정에서 논의된 대안이며 관계기관 간에 협의된 최종 합의 내용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대화를 약속했다.
총파업이 계속 지속되면서 포스코가 이날부터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포스코는 이날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 7일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된 이후 매일 약 2만t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창고가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르러 도로나 공장 주변에 쌓아뒀다. 그러다 이마저도 한계에 이르면서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선재공장은 1선재 공장부터 4선재 공장까지 모든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냉연공장은 가전이나 고급 건자재용 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2냉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선재제품 하루 약 7500t, 냉연제품 하루 약 4500t 등 약 1만2000t의 생산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총파업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일 안에 열연, 후판공장 가동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사태가 장기화하면 고로(용광로) 가동도 중단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처하게 된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매일 9000t의 물량을 출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제품 2차 가공회사를 비롯해 포항철강산업단지 안에 있는 시멘트 회사 등도 화물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울산 지역 일부 생산 현장 물류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생산라인 가동률이 지난주 보다 회복됐으나 여전히 일부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조합원 납품 차량이 늘어나면서 가동률은 다소 올라가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화물차 기사와 직접 계약하는 '용차' 등을 통해 납품을 늘리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이번 파업으로 탁송 작업에 자사의 일반 직원들을 투입하는 등 정상적인 화물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13일까지 화주들로부터 총 160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애로사항 160건 중 수출 관련이 105건(66.6%)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중 납품 지연이 40건(25.0%)이었고 위약금 발생이 35건(21.9%), 선박 선적 차질이 30건(18.8%)이었다.
수입 관련은 55건(34.4%)으로 이 가운데 원자재 조달 차질로 인한 애로 25건(15.6%), 생산 중단 15건(9.4%), 물류비 증가 15건(9.4%)이었다.
무역협회는 애로상황신고센터를 운영함과 동시에 지역본부와 자체 네트워크를 통해 피해 정보를 수집하고, 군위탁 화물 차량의 수요를 조사해 비상수송위원회에 건의하는 등 다각도의 대응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