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3루수 최정이 지난 1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회 말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현역 최고의 홈런 타자 최정(36·SSG 랜더스)의 대포가 재가동되고 있다.
최정은 올 시즌 초 부진을 겪었다. 4월 14일 0.457로 출발했던 타율이 5월 24일 기준으로 0.262까지 떨어졌다. 5월 타율이 0.207에 불과했다. 부상도 그의 페이스를 떨어뜨렸다. 지난 2일 인천 KT 위즈전에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사구를 맞은 그는 6일간 쉰 뒤에야 타석에 복귀했다.
최정은 최근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5경기에 나서 OPS(출루율+장타율) 1.533을 기록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에 이은 KBO리그 2위 기록이다. 안타 2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볼넷은 6개. 지난 10일, 11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이틀 연속 대포를 쏘아 올리며 시즌 9홈런을 마크했다. 팀은 빈공에 시달렸지만, 최정은 흔들리지 않고 중심 타자답게 자신의 페이스대로 타격했다.
SSG 랜더스 3루수 최정이 지난 1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회 말 홈런을 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개인 성적도 준수하다. 홈런 1위를 독주하는 박병호(17개·KT)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3일 기준으로 OPS 0.859(리그 10위) wRC+(조정 득점 생산력·스포츠투아이 기준. 100을 리그 평균으로 계산) 146.4(리그 8위)로 활약 중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21홈런을 쳐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는 지금까지 20홈런 이상 시즌을 10번 만들었다.
최정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동안 타격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예전에 좋았을 때 타격 영상을 찾아보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던 게 복귀 후 2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된 듯하다"며 "타석마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내 스윙을 100%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다. 이 느낌을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은 현역 최고의 레전드로 꼽힌다. 통산 홈런이 412개에 달한다. 데뷔 2년 차인 2006년 12홈런을 시작으로 지난해 35홈런까지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이어가고 있다. 장종훈(1988~2002)과 양준혁(1993~2007)의 15시즌 연속을 넘어 리그에서 최정만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다. 올 시즌 아치 한 개만 더 추가하면 자신의 기록을 17년으로 경신한다. 어린 시절 '소년 장사'라고 불렸던 그를 이제 팬들은 '야천(야구천재)'이라 부르며 응원한다.
SSG 랜더스 3루수 최정이 지난 1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회 말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최정이 잠시 부진해도 지도자들은 별다른 조언을 하지 않는다. 이진영 SSG 타격 코치는 “부상 때문에 최근 경기에 나가지 못해 타격감이 떨어졌을 뿐이었다. 최정은 생각이 많은 선수다. 나한테도 '이렇게 치면 어떨까요, 저렇게 치면 어떨까요' 물어본다”며 “그럴 때마다 '400홈런 넘게 친 사람이 새로운 것을 하려고 생각하지 마라'고 한다. 최정은 타격감만 신경 쓰면 되는 선수”라며 웃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정의 해결 능력에 엄지를 세웠다. 김 감독은 “최정은 정말 필요한 순간에 홈런을 쳐주는 선수다. 중심선수답게 지난주에도 중요할 때 홈런 두 개로 팀에 큰 도움을 줬다”라고 했다. 그는 “하나만 더 치면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다. 참 대단한 선수"라며 "내가 선수 때부터 코치, 감독을 거치면서 최정을 지켜봐 왔다. 한결같은 선수다. 야구에 대한 노력과 연구하는 자세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곧 세울 대기록을 미리 축하해주고 싶다”고 칭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