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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아버지 어깨 위에서, 아버지보다 큰 꿈을 이룬 이정후

아들은 아버지보다 고집이 셌다. 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의지를 좀처럼 꺾지 않았다.아들이 편한 삶을 살기를 바랐던 아버지는 그래도 반대했다. 야구가 아니라 골프 선수가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결국 아버지가 졌다. 2007년 광주 서석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부에 들어가는 아들에게 이버지는 딱 한 마디만 했다."왼손으로 쳐라." 이종범(53·전 LG 트윈스 코치)은 왼손잡이다. 밥 먹을 때도 사인을 할 때도 왼손을 쓴다. 단 하나, 야구만 오른손으로 했다. 유격수를 하려면 오른손을 써야 했다.그가 1993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 KBO리그를 뒤흔들자 “이종범이 왼손으로 쳤다면 한국 야구가 달라졌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타격만 보면 좌타자가 유리하기 때문이다.이종범이 4할 타율에 도전했던 1994년 스즈키 이치로(50·오릭스 블루웨이브)도 일본에서 신기의 타격을 보여줬다. 배트 스피드와 콘택트가 초(超)아시아급이었던 이종범과 이치로는 자주 비교됐다. 그러나 당시 한일 야구 격차가 상당히 컸기에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이치로에게 더 관심을 보였다.이종범과 반대로 이치로는 선천적인 오른손잡이다. 공도 오른손으로 던지지만, 타격만 왼손으로 한다. 우투수의 투구를 보기 유리하고, 타석에서 1루까지의 거리가 가까운 좌타자의 장점을 십분 활용했다.이치로는 2001년 MLB에 진출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미·일 통산 4367안타를 때려낸 뒤 2019년 은퇴했다. 이종범은 1998년 한국인 야수 최초로 일본(주니치 드래건스)에 진출했으나 치명적인 오른 팔꿈치 부상을 입었다. 그때 태어난 아들이 이정후다. 이종범은 일본에서 3년을 뛰고 2001년 KBO리그로 돌아왔다. 빅리그의 꿈은 허공에 흩어졌다. 아버지는 아들이 야구 선수가 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재능이 있더라도 프로에서 성공하긴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아서다.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수식어가 훈장보단 꼬리표가 될 거라 걱정도 했다. 그래도 '꼬마 이정후'의 눈이 너무나 반짝반짝 빛났다. 결국 아버지가 졌다. 대신 아들의 왼손에 방망이를 쥐여줬다. 자신과 다른 방향으로 가란 뜻이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지나칠 만큼 잘 따랐다. 어려서부터 "내 롤모델은 이치로"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이치로처럼 왼손으로 치고 오른손으로 던졌다. 이치로의 등 번호 51번도 달았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재능을 물려줬지만, 코치가 되지는 않았다. 스스로 깨닫고 이겨내기를 기다리고 응원했다. 아버지보다 큰 선수가 되고, 큰 꿈을 꾸라는 무언의 가르침이다.이정후는 이치로의 기능을 치밀하고 영리하게 받아들였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해 그가 보여준 강력한 허리 회전과 넓은 콘택트 존은 이치로와 비슷했다. KBO리그 7시즌 동안 타율이 0.340(통산 3000타석 이상 기록한 타자 중 역대 1위)에 이른다.2019년 이종범은 한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들에게 이치로 책을 3권 사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타자도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날 집에 와서 4~5시간을 더 훈련한다고 하더라. 아빠는 선수 시절에 술도 먹고 했잖냐. 아빠 말고 이치로를 닮아라."이건 방송용 코멘트다. 이정후는 어려서부터 그렇게 하고 있었다. 아버지보다 키가 한 뼘 더 커버린 이정후는 이미 '이종범의 아들'이 아니었다. 이종범이 '이정후의 아버지'였다. 대학을 졸업한 이종범과 달리 이정후는 서울 휘문고 졸업 후 프로에 직행했다. 방위로 복무했던 아버지와 달리 아들은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며 병역 특례를 받았다. 1994년 정규시즌 MVP였던 아버지처럼 아들은 2022년 MVP에 올랐다. 아버지가, 아버지 세대가 이룬 반석 위에서 한국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그의 나이 불과 25세다.이정후는 13일(한국시간)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483억원)에 계약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1억 달러 이상의 빅딜을 끌어냈다. 일본에서 멈춰 선 아버지와 달리 곧바로 태평양을 건넜다.이정후가 2017년 데뷔하자마자 1군 선수로 활약하자 이종범은 “정후는 잡초처럼 자란 게 아니라 좋은 환경에서 곱게 컸다. 힘든 프로 생활을 잘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내 아들이라는 게 부담이 될까 봐 정후가 어릴 때 야구하는 걸 반대했다”고 떠올렸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아들은 아버지가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생각보다 아들은 더 강했다. 아들의 꿈이 더 컸다. 고집 센 아들은 아버지의 어깨에 올랐다가 세계 최고의 무대로 도약했다.스포츠1팀장 2023.12.14 08:00
프로야구

[포토]강백호-이정후, 야구천재들의 엇갈린 운명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KT위즈와 키움히어로즈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20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3회초 1사 2루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진루해 강백호에게 손짓하고 있다.수원=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2.10.20/ 2022.10.20 19:22
메이저리그

만화야구 아닌 리얼? 오타니, 루스도 놓친 최초 대기록에 도전

104년 만에 투수 '10승-타자 10홈런' 대기록을 작성한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가 이번에는 월드시리즈 도입 이후 최초 기록에 도전한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는 "오타니가 사상 첫 규정 이닝-규정 타석 동시 달성에 도전한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구단에 따르면 1903년 월드시리즈 도입 이후 투타 모두 규정 이닝과-타석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규시즌 162경기 체제로 운영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규정타석은 502타석, 규정이닝은 162이닝이다. 오타니는 12일 기준으로 464타석을 소화했다. LA 에이절스가 50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2년 연속 규정타석 달성은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규정이닝 달성 여부다. 12일까지 총 111이닝을 투구했다. 규정이닝에 불과 1이닝 부족하다. 현재 페이스라면 투구 내용이나 몸 상태에 따라 규정이닝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 오타니가 규정이닝을 좀 더 여유 있게 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대행은 "오타니가 앞으로 5일 간격으로 등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고려해 엿새 간격으로 선발 등판하도록 배려했지만, 이제는 등판 간격을 하루 앞당긴다. 다음 등판은 16일 오전 시애틀 매리너스전이 유력하다. 이 매체는 "에이절스의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팀 승률 0.438) 도전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다음 시즌 오타니의 기용법을 미리 테스트하기 위한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시즌 10승(7패)째를 달성했다. 1918년 베이브 루스(13승-11홈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한 시즌 투수 '10승-타자 10홈런' 대기록을 달성했다. 산케이스포츠는 "오타니가 규정 타석과 이닝을 동시에 달성하면 루스도 도달하지 못한 전인미답 고지를 밟게 된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투수로 19경기에 등판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2.68, 157탈삼진을 올렸다. 타자로는 108경기에서 타율 0.256 25홈런 66타점 장타율 0.499를 기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2.08.12 18:04
메이저리그

AL 저지-NL 골드슈미트, 또 MVP 모의투표 1위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와 폴 골드슈미트(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MLB닷컴의 메이저리그(MLB) 최우수선수(MVP) 가상 투표에서 3회 연속 양대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MLB닷컴은 6일(한국시간) 모의 투표를 통해 올 시즌 MVP 후보를 선정했다. 투표에 참여한 43명 중 37명이 저지에게 아메리칸리그 MVP 1위표를 던졌다. 저지는 투표 전날까지 MLB 전체 홈런 1위(43개), 타점 1위(93개), 장타율 1위(0.676)를 질주하며 MVP를 향해 순항 중이다. 시즌 중반까지는 지난해 MVP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자웅을 겨뤘지만, 사이 저지가 공격력을 앞세워 질주하고 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타자로 24홈런 64타점과 투수로 9승 7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 중이다. 시즌 중반까지는 투·타 모두 지난해 이상의 페이스였지만, 잠시 주춤하며 저지와 차이가 벌어졌다. 오타니는 1위표 6표 득표에 그쳐 2위에 머물렀다. 저지는 현재 페이스라면 로저 매리스가 1961년 작성한 양키스 선수의 시즌 최다 홈런(61개)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배리 본즈가 세운 한 시즌 73홈런에 도전하긴 어렵지만, 약물 이력이 없는 선수 중 최다 홈런 신기록이 가능하다. 내셔널리그에서는 골드슈미트가 1위 표 30표를 휩쓸었다. 골드슈미트는 리그 타격 1위(타율 0.332), 홈런 4위(26개), 타점 2위(82개), 장타율 1위(0.614) 등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고루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8년까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뛰었던 그는 전성기였던 2013년과 2015년 MVP 투표 2위, 2017년 MVP 투표 3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2013년에는 당시 20년 동안 5할 승률도 거두지 못하던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5할 승률 이상과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었던 앤드류 매커친에게 밀렸다. 2015년에는 압도적인 공격력을 선보인 '야구천재' 브라이스 하퍼(당시 워싱턴 내셔널스)가 상을 가져갔고, 2017년에는 59홈런을 쳐낸 지안카를로 스탠튼(당시 마이애미 말린스)가 주인공이 됐다. 20대 내내 주인공이 되지 못햇던 골드슈미트지만, 35살 나이에 부활하면서 첫 수상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8.06 09:52
프로야구

[IS 올스타] KBO 40주년 올스타 TOP4 발표...선동열, 별 중의 별로 선정

KBO리그의 역사를 대표하는 40주년 올스타 최고의 4인이 발표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16일 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40인 중 TOP 4, 최다 득표 레전드 4명을 올스타전 경기 전 공식행사를 통해 발표했다. 선정위원회에서 추천한 177명의 후보 가운데 전문가 투표(80%)와 팬 투표(20%) 결과를 합산해 선정한 40인의 레전드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4명의 레전드는 선동열(해태 타이거즈), 최동원(롯데 자이언츠), 이종범(KIA 타이거즈),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이다(이상 득표 순). 최다 득표 1위를 차지한 선동열은 현역시절 ‘무등산 폭격기’라는 별명을 가졌던 명실상부한 국보급 투수다. 1985시즌 해태에서 데뷔한 이래, 1996시즌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로 이적하기 전까지 해태에서만 11시즌을 보내면서 해태 왕조 건설의 선봉에 섰다. 이 기간 동안 해태는 여섯번(86~89, 91, 93)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커리어 막판 마무리 투수로 전향하면서 100승과 100세이브를 돌파했고, KBO 리그에서 1,000이닝 이상을 투구한 투수를 기준으로 통산 평균자책점(1.20), 완봉(29), WHIP(0.80)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선동열은 전문가 투표 156표 중에서 155표(79.49점), 팬 투표 1,092,432표 중 631,489표(11.56점)를 받아 총점 91.05로 1위의 영광을 차지하게 됐다. 선동열은 2011년 선정한 30주년 레전드 올스타 베스트10에도 선정된 바 있다. 최다 득표 2위에 오른 최동원은 ‘무쇠팔’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팬들에게는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으로 각인된다. 별명에 걸맞게 통산 완투 2위(81개), 최다 연속 시즌 200이닝 이상 투구 공동 1위(5시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통산 평균자책점은 선동열에 이어 2위(2.46), 통산 WHIP는 3위(1.15)에 올라있다.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던 1984시즌이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해당 시즌에 기록한 27승은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승리 2위, 223탈삼진은 최다 탈삼진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 시즌 최동원은 정규시즌 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최동원은 전문가 투표에서 156명 전원(80.00점)에게 표를 얻었으며 팬 투표에서 545,431표(9.99점)를 확보, 총점 89.99를 얻었다. ‘야구천재’ 이종범은 별명에 걸맞게 공수주에서 빠지는 것 없는 하나 없는 만능 플레이어였다. 명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90년대 4번의 골든글러브(93, 94, 96, 97) 타이틀을 차지했고 일본에서 복귀해서는 외야수로 활약하며 두 차례(02, 03)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던 1994년이 이종범의 커리어 하이 시즌으로 시즌 막판까지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오가며 원년 백인천 이후 첫 4할 타자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최종 성적은 타율 0.393으로 역대 단일 시즌 최고 타율 2위에 해당하는 기록. KBO 리그 최초의 200안타 달성도 노렸으나 196안타로 시즌을 마감했고 이는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안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바람의 아들’이라는 또 다른 별명답게 통산 도루 2위(510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94시즌 기록한 84도루는 현재도 깨지지 않는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도루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종범은 전문가 투표에서 149표(76.41점), 팬 투표에서 595,140표(10.90점)를 얻어 총점 87.31로 최다 득표 3위에 자리했다. ‘라이언 킹’ 이승엽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민 홈런 타자’로, KBO 리그의 대부분의 홈런 관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산 홈런 1위(467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1위(56개 – 03년)를 비롯해 최연소 100홈런(22세 8개월 17일), 최연소·최소경기 200홈런(24세 10개월 3일, 816경기), 최연소·최소경기 300홈런(26세 10개월 4일, 1,075경기), 7시즌 연속 시즌 30홈런 등의 다양한 홈런 관련 기록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이승엽은 통산 타점, 득점, 루타, 장타율, OPS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고 골든글러브를 10회(97~03, 12, 14, 15), 정규시즌 MVP를 5회(97,99, 01~03) 각각 수상해 이 부문 최다 수상 타이틀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승엽은 전문가 투표에서 149표(76.41점), 팬 투표에서 553,741표(10.14점)을 획득, 총점 86.55를 얻어 이종범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4위에 올랐다. 한편 이 날 KBO 허구연 총재는 최다 득표 레전드 4명에게 트로피를 수여했다. KBO는 후반기 동안 남은 레전드 36명의 명단을 순차적으로 발표해 나갈 예정이다. 40명 레전드와 관련된 특별한 스토리는 KBO의 공식 발표에 맞춰 네이버 스포츠의 KBO 40주년 특집 페이지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edaily.co.kr 2022.07.16 19:21
프로야구

[IS 피플]‘야구천재’ 최정, 믿음으로 살아났다

현역 최고의 홈런 타자 최정(36·SSG 랜더스)의 대포가 재가동되고 있다. 최정은 올 시즌 초 부진을 겪었다. 4월 14일 0.457로 출발했던 타율이 5월 24일 기준으로 0.262까지 떨어졌다. 5월 타율이 0.207에 불과했다. 부상도 그의 페이스를 떨어뜨렸다. 지난 2일 인천 KT 위즈전에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사구를 맞은 그는 6일간 쉰 뒤에야 타석에 복귀했다. 최정은 최근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5경기에 나서 OPS(출루율+장타율) 1.533을 기록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KIA 타이거즈)에 이은 KBO리그 2위 기록이다. 안타 2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볼넷은 6개. 지난 10일, 11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이틀 연속 대포를 쏘아 올리며 시즌 9홈런을 마크했다. 팀은 빈공에 시달렸지만, 최정은 흔들리지 않고 중심 타자답게 자신의 페이스대로 타격했다. 개인 성적도 준수하다. 홈런 1위를 독주하는 박병호(17개·KT)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3일 기준으로 OPS 0.859(리그 10위) wRC+(조정 득점 생산력·스포츠투아이 기준. 100을 리그 평균으로 계산) 146.4(리그 8위)로 활약 중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21홈런을 쳐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는 지금까지 20홈런 이상 시즌을 10번 만들었다. 최정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동안 타격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예전에 좋았을 때 타격 영상을 찾아보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던 게 복귀 후 2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된 듯하다"며 "타석마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내 스윙을 100%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다. 이 느낌을 계속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은 현역 최고의 레전드로 꼽힌다. 통산 홈런이 412개에 달한다. 데뷔 2년 차인 2006년 12홈런을 시작으로 지난해 35홈런까지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이어가고 있다. 장종훈(1988~2002)과 양준혁(1993~2007)의 15시즌 연속을 넘어 리그에서 최정만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다. 올 시즌 아치 한 개만 더 추가하면 자신의 기록을 17년으로 경신한다. 어린 시절 '소년 장사'라고 불렸던 그를 이제 팬들은 '야천(야구천재)'이라 부르며 응원한다. 최정이 잠시 부진해도 지도자들은 별다른 조언을 하지 않는다. 이진영 SSG 타격 코치는 “부상 때문에 최근 경기에 나가지 못해 타격감이 떨어졌을 뿐이었다. 최정은 생각이 많은 선수다. 나한테도 '이렇게 치면 어떨까요, 저렇게 치면 어떨까요' 물어본다”며 “그럴 때마다 '400홈런 넘게 친 사람이 새로운 것을 하려고 생각하지 마라'고 한다. 최정은 타격감만 신경 쓰면 되는 선수”라며 웃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정의 해결 능력에 엄지를 세웠다. 김 감독은 “최정은 정말 필요한 순간에 홈런을 쳐주는 선수다. 중심선수답게 지난주에도 중요할 때 홈런 두 개로 팀에 큰 도움을 줬다”라고 했다. 그는 “하나만 더 치면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다. 참 대단한 선수"라며 "내가 선수 때부터 코치, 감독을 거치면서 최정을 지켜봐 왔다. 한결같은 선수다. 야구에 대한 노력과 연구하는 자세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곧 세울 대기록을 미리 축하해주고 싶다”고 칭찬을 전했다. 차승윤 기자 2022.06.14 11:56
야구

오타니, 선수들이 뽑는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

‘일본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27·LA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직접 뽑는 2021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오타니는 22일(한국시간) MLB 선수노조(MLBPA)가 발표한 후보 명단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수상자는 29일 발표한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는 올 시즌 타자로 홈런 46개, 100타점, 103득점을 기록했다. 투수로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30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유력한 MVP(최우수선수) 수상 후보로 꼽힌다. 오타니는 지난 8일 베이스볼 다이제스트와 이베이가 수여하는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박린 기자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0.22 12:13
야구

역시나 이정후, 역시나 강백호

야구 천재 전성시대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와 KT 위즈 강백호(22)가 화려한 5월을 보내고 있다. 소속팀을 넘어 한국 야구대표팀 십년대계를 완성할 주역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프로에 데뷔한 2017년과 18년 각각 최우수 신인선수(신인왕)에 선정됐다. ‘중고’ 신인왕이 득세하던 KBO리그에 ‘순수’ 신인왕 전성시대를 열었다. 입단 첫해부터 신기록을 작성했다는 점도 같다. 이정후는 2017년 고졸 신인 최다 안타(179개)와 최다 득점(111점)을 경신했다. 강백호는 이듬해 데뷔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트리며 고졸 신인 최다 홈런(29개) 기록을 다시 썼다. 둘은 2019년 열린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도 달았다. 올해 열리는 도쿄올림픽 동반 출전도 사실상 예약했다. 존재감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이정후는 시즌 초 출발이 좋지 않아 걱정을 샀다. 개막과 동시에 안타 쇼를 시작하던 이전 시즌과 달랐다. 지난달 타율이 0.269에 그쳤다. 슬럼프 없던 이정후가 예상 밖으로 주춤하자 키움 타선도 응집력을 살리지 못했다. 과거와 비교하면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 신인 때 타율 0.324를 올린 이정후는 2년 차인 2018년 안타 193개를 치면서 타율 0.355를 기록했다. 4년 차가 된 지난 시즌에는 타율 0.333을 유지하면서 홈런 15개를 보태 장타력까지 장착했다. 매년 연차별 최고 연봉 기록을 갈아치울 만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런 저력을 잘 알았다. 이정후가 2할 초·중반대 타율을 오갈 때도 “기대치가 높아서 지금 성적이 낮아 보일 뿐이다. 곧 다시 올라올 선수라 걱정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이정후는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첫 5경기에서 11안타를 몰아쳐 순식간에 타율 3할대에 진입했다. 이후 안타 생산에 가속도를 붙였다. 이달 들어 출장한 13경기에서 딱 한 게임(9일 SSG 랜더스와 더블헤더 2차전)만 빼고 모두 안타를 쳤다. 지난주는 더 눈부셨다. 6경기 타율 0.591(22타수 13안타)의 고공비행을 했다. 그 사이 이정후의 타율은 0.350까지 올라 어느덧 리그 타격 5위(16일 기준)다. 출루율(0.450)도 팀 내 1위이자 전체 3위다. 장기인 정확한 타격과 남다른 선구안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 이정후가 실력을 보이자 팀도 저력을 회복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던 키움은 상위권 팀에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시즌 18승 19패로 5할 승률이 코앞이다. 이정후는 어느덧 팀의 흐름을 좌우하는 바로미터로 성장했다. 강백호는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낼 기세다. 16일까지 타율 0.401로 1위다. 출루율 역시 0.465로 2위 양의지(NC 다이노스)를 넉넉하게 앞선 1위다. 안타(55개)도 리그에서 가장 많이 쳤다. KBO가 시상하는 타격 7개 타이틀 중 세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가장 빛나는 건 타점이다. 37타점으로, 1위 노시환(한화 이글스)에 1점 뒤졌다. 강백호는 그동안 장타력과 정확도를 겸비한 타자로 인정받았지만, 타점이 그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세 시즌 동안 100타점을 한 번도 넘기지 못했다. 한 시즌 최다 타점은 지난해의 89점이다. 올해는 클러치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0.400으로 리그 2위, 득점권 타율이 0.444로 3위다. 지난 세 시즌 득점권 타율은 0.308→0.285→0.320이었다.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강백호는 또 주자 1·3루일 때 4타수 3안타, 2·3루일 때 3타수 3안타, 만루일 때 5타수 2안타를 쳤다. KT의 ‘해결사’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강백호에 대한 유일한 아쉬움은 홈런이 5개로 줄었다는 거다. 신인 때부터 홈런으로 두각을 나타냈기에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이강철 KT 감독은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올해는 홈런이 적은 대신 타율과 타점이 좋다. 강백호가 득점 기회 때 타점을 올려주고 기회를 계속 이어주는 게 가장 바랐던 시나리오”라고 반겼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5.1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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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12일 휴스턴 상대 투타 '동시' 겸업 재개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투타 동시 출전 경기에 다시 도전한다. 오타니는 12일(한국시간) 휴스턴전에 선발 투수 겸 2번 타자로 나설 예정이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는 조 매든 감독에 자신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타자 라인업 복귀를 요청했다. 올 시즌 세 번째 ‘겸업’ 출장이다. 오타니는 마지막 ‘겸업’ 출장이었던 27일 텍사스전에서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4실점했다. 1회 3점 홈런을 포함한 4실점으로 난조의 컨디션을 보였지만 이후의 실점은 없었다. 타석에서는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타자' 오타니가 '투수' 오타니를 도움 셈이다. 결국 오타니는 1072일 만에 승리 투수의 기쁨을 누렸다. 리그 홈런 1위가 선발 투수로 나서서 승리까지 챙긴 일은 베이브 루스 이후 100년 만에 나타난 진기록이었다. 오타니의 마지막 등판은 6일 템파베이와의 홈 경기였다. 오타니는 당시 5이닝 1피안타 7탈삼진 6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무실점 투구로 4경기 평균자책점이 3.29에서 2.41로 낮아졌다. 올 시즌 오타니는 야구천재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오타니는 타자로서 32경기 출전해 타율 0.274·10홈런·26타점을 기록 중이다. 리그 홈런 공동 1위다. 강혜준 인턴기자 2021.05.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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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S] '타격폼 변화' 강백호 "요리는 그대로..토핑만 달라질 뿐"

'노력하는 천재' 강백호(22·KT)의 성장은 진행형이다. 강백호는 개막 초반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줬다. 축이 되는 왼 다리를 지난해보다 덜 굽혔다. 그리고 오른 다리의 키킹(kicking) 높이는 낮췄다. 트레이드마크인 레그킥(leg kick)과 몸통 스윙이 간결해졌다. 투수에 따라 다른 스트라이드(뒷발에 모은 힘을 앞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앞발을 내딛는 동작)를 보여주기도 했다. 강백호는 "상대 투수와 상황에 가장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강백호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 전체 1순위(2018년 2차 신인 드래프트)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고, 입단 첫해 신인왕에 올랐다. 데뷔 3년 차였던 2020시즌에는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이미 리그 정상급 타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가파른 성장은 야구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에서 나왔다. 강백호의 궁극적인 목표는 30홈런이나 100타점이 아니다. 지금보다 더 좋은 타자가 되는 것이다. 절대 안주하지 않는다. 올 시즌은 개막 초반부터 뜨겁다. 지난주 6경기에서 타율 0.423(26타수 11안타)·2홈런·11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KBO리그 안타와 타점 1위.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강백호를 4월 셋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 주간 MVP로 선정됐다. "조금 민망하다. 상(주간 MVP)을 받을 만큼 잘한 것 같지 않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더 잘해서 월간 MVP에도 도전하겠다." - 개막 21경기에서 타율 0.405을 기록했다. "지금(개막 초반) 타율 욕심은 없다. 3번이나 4번 타자로 나서기 때문에 타율보다 타점 생산에 더 주력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더 올리고 싶다. 시즌 기준으로 0.900 이상은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강백호는 28일 기준으로 19타점으로 이 부문 리그 7위에 올랐다.) - 올해는 득점권에서도 강하다.(강백호는 득점권 타율 0.393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7월까지 0.225에 그쳤다) "작년에는 득점권에 나서면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렸다. 타격 밸런스가 깨졌다. 생각도 많았다. 결과를 너무 의식했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타격하는 노하우가 생겼다. 올해는 꼭 커리어 첫 100타점을 해내겠다." - 첫 홈런(21일 NC전·시즌 15번째 경기)은 조금 늦었다. "홈런이 나오지 않는 건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뜬공조차 좀처럼 나오지 않아서 조바심이 생겼다. 안타도 땅볼이나 라인 드라이브가 많았다. 김강 타격 코치님이 '신경 쓰지 말아라'라고 했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려고 했다. 이제 (홈런) 2개(28일 기준)가 나와서 좀 나아졌다." - 투수에 따라 타격 자세가 조금씩 변하더라. "야구는 변수가 많다. 상황에 따라 다른 타격이 필요하다. 주자와 아웃카운트, 볼카운트 등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내 컨디션도 중요한 요인이다. 준비한 무기만으로는 투수를 이기기 어렵기에 여러 대응법을 갖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 - 자유 발(좌타자 강백호의 경우 오른발)을 먼저 지면에 툭 디딘 뒤, 다시 레그킥을 하더라. 지난해까지는 볼 수 없던 메커니즘이다. "다양한 투구 유형에 대응하기 위해 시도했다. 가장 적합한 타격 타이밍을 찾고 있다. 아직 연마하는 단계다. 상대가 보자기를 낸다고 가정하자. 내가 가위와 바위를 갖고 있으면 이길 수 있는 패를 꺼낼 수 있을 것이다. 이 변화가 통하면 계속 유지하고, 신통치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 - 정석에 가까운 폼은 아닌 것 같다. 부작용은 없을까. "프로에 막 입단한 신인도 10년 이상 야구를 했을 것이다. 모든 선수는 자신만의 베이스(기본)가 있다. 그 안에서 변화를 주는 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음식으로 따지면 토핑만 바꾸는 거다. 오른발을 한 번 딛고 키킹을 해도 중심 이동까지의 타격 메커니즘이 비슷하다. 그래서 변화를 줄 수 있다." - 상대 팀이 수비 시프트(우 편향)를 자주 가동한다. 의식하나. "몸쪽(좌타자 기준) 공을 의도적으로 밀어쳐 좌측으로 보내는 건 어렵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시프트가 신경 쓰일 때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어떤 수비도 뚫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타격한다. 야수가 몰려 있는 방향으로 가도 타구 속도가 빠르면 안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상대가 시프트를 가동했을 때 3루 쪽으로 기습 번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출루가 필요한 상황에 타석에 나선다면, 앞으로도 기습 번트를 댈 생각이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니다. 뒤(후속 타자)에 나서는 선배님들도 경험이 많고, 타점 능력이 좋다. 내 발이 느린 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득점 확률이 높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 KT 주장 황재균이 코뼈 골절상으로 이탈했다. 어깨가 무거워졌다. " (황)재균이 형이 팀 리더이자 주축 선수이기 때문에 지금 마음이 무거울 것 같다. 선수단 모두 힘내서 재균이 형이 편안한 마음으로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잘해야 한다." - 주중 SSG전에서 추신수와 처음으로 한 그라운드에 섰는데. "가까이에서 추신수 선배님을 본 것은 처음이다. 쑥스러워서 말을 못 걸었다. 나만 신기한 게 아니다. 저년차 선수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글러브에 사인을 받고 싶다." 안희수 기자 2021.04.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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