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SG 랜더스는 전의산(22)의 활약 덕분에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난 8일 콜업돼 11경기에 모두 출장한 전의산은 타율 0.378(이하 20일 기준) 2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5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1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5타수 4안타(1홈런·2루타 2개)로 주말 위닝 시리즈의 선봉장이 됐다. 통계 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만 21세 이하 SSG 선수가 장타 3개를 포함해 4안타를 친 건 SK 와이번스(SSG의 전신)를 포함해 팀 역사상 최초다.
전의산이 활약하면서 팬들의 시선은 2군으로 내려간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에게 향하고 있다. 올 시즌 심한 기복을 보였던 크론은 6월 타율 0.043(23타수 1안타)로 부진한 끝에 지난 8일 1군에서 제외됐다. 크론과 전의산의 포지션은 1루수. 두 선수 중 한 명은 벤치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1군 등록이 가능한 열흘이 지났음에도 크론의 복귀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크론의 2군 경기 출장(3경기 9타수 3안타 1볼넷 4타점 2득점)이 적었던 탓도 있지만, 전의산에 대한 김원형 SSG 감독의 신뢰가 크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전의산의 활약이 일시적일 것 같지 않다. 성적이 떨어질 수 있겠지만, 어린 선수니 힘이 부칠 때 회복하는 법을 배우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속 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의산이가 잘하는 동안에는 크론과 포지션이 겹치는 문제는 고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크론이 복귀하더라도 전의산이 1루수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SSG가 취약 포지션인 좌익수나 2루수 자리에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면 라인업 구성이 수월해진다. 크론을 교체하지 않는다면 그나 전의산을 지명타자로 기용해야 한다. 전의산 역시 포수 출신이라 전문 1루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명타자 슬롯을 활용할 수 있다면 기용의 고민을 덜 수 있다.
현재 SSG의 주전 지명타자는 추신수다. 타율 0.260 출루율 0.404로 리드오프 임무를 충실히 수행 중이다. KBO리그 첫해인 2021년 외야수로 47경기 출전했던 추신수는 올 시즌 아직 수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겨울 팔꿈치 수술을 받아 송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당초 그는 “재활 훈련 스케줄을 미리 짜 왔다. 6월부터 송구가 가능하다”고 예고했지만, 6월 말까지도 지명타자로 뛴다.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가 송구 훈련을 하고 있지만, 전력으로 던지지 않는다. 천천히 7월까지 보고 있다”며 "전반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한창 더울 때 (추신수가) 수비에 나가주면 여러 선수가 체력을 안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신수가 복귀하면 SSG의 선택지도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