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7일(한국시간) 캐나다와 가진 원정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캐나다와 경기 직전 대표팀의 모습. [사진 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강호’ 캐나다와 친선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콜린 벨(61·영국)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BMO필드에서 캐나다와 벌인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캐나다와 역대 전적에서 9전 1승 1무 7패가 됐다. 캐나다 상대로 최근 3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캐나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이자 지난해 개최된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 팀이다. 한국은 FIFA 랭킹 18위다.
벨 감독은 3-4-1-2 포메이션을 꺼냈다. 손화연과 이금민이 투톱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지소연(31·수원FC 위민)이 2선에서 공·수를 조율했다. 추효주, 조소현, 이영주, 장슬기가 허리 라인을 구성했다. 심서연, 임선주, 김혜리가 최후방 수비를 책임졌다. 윤영글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주장’ 김혜리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6번째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했다.
수비적인 라인업이었다. 벨 감독은 평소 4-2-3-1 포메이션을 즐겨 쓰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스리백을 꺼냈다. 한국은 캐나다의 공격을 막을 때 심서연, 임선주, 김혜리의 스리백에 양 측면 미드필더인 장슬기, 추효주까지 수비 라인에 세웠다.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축구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할 강팀들에 대비하겠다는 전술 콘셉트로 보인다.
세계 정상급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피지컬과 제공권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하는 캐나다는 1995년부터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으며 내년 연속 본선 참가가 유력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벨 감독도 “전술적 유연함을 시험하고, 피지컬이 강한 팀을 상대하는 경험이 될 것”이라며 “배우기 위한 경기다. 중요한 건 내년 있을 월드컵”이라고 말했다.
지소연이 한국 전술의 중심이었다. 한국은 지소연을 축으로 날카로운 역습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지소연은 전방으로 침투하는 장슬기와 추효주에게 침투 패스와 롱 패스를 건네주며 캐나다 수비벽을 무너뜨리려 했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직접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하며 캐나다 골문을 두드렸다. 수비도 적극 가담했다.
지소연은 여러 차례 한국의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분 지소연이 단독 드리블로 돌파한 뒤 박스 안에서 슛을 시도했지만 빗나갔다. 전반 29분에는 이영주의 패스를 받은 지소연이 날카로운 오른발 중거리 슛을 했으나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후반 7분에는 지소연이 박스 오른쪽으로 침투해 득점을 노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위기도 있었다. 전반 18분 캐나다 공격수 하이테마 리온에게 헤딩 슛을 허용했으나 공이 골대를 스쳐 지나갔다. 후반 48분 캐나다의 공격 상황에서 이어진 세 차례 슛을 골키퍼 윤영글과 추효주가 막아내며 무승부로 끝낼 수 있었다. 한국은 캐나다에 70%에 달하는 높은 공 점유율을 내줬으나, 견고한 협력 수비와 압박 전술을 펼친 ‘실리축구’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2015년 캐나다 월드컵 이후 7년 만에 대표팀에 발탁돼 기대를 받았던 박은선(36·서울시청)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벨 감독은 “박은선은 그동안 잘해줬다. 나의 구상에 있는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함께 몸 만들 시간이 12개월이나 남아 있다”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