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1집 ‘오늘밤’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데뷔 36주년을 맞은 현재까지 가요계는 물론 방송, 예술, 유튜브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완선.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김완선은 울산국제아트페어 전시까지 초대될 정도로 역량 있는 작가다. 아트페어를 약 한달여 앞둔 이달 초, 서울 이태원의 한 숍에서 김완선과 만났다.
“어릴 때 가수가 돼야겠다는 결심을 한 후로 일만 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웃음) 그때 그런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가수들은 좋겠다. 노래 한 곡만 히트되면 평생 먹고 살 수 있잖아’라는. 그래서 ‘나는 나이 들어도 한 곡으로만 먹고 살지 말아야지’ 했어요. 그게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 다만 직업은 직업이고 나는 나라고 구분을 지어요. 커리어와 인생을 구분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지난 1월 신곡 ‘필링’(Feeling)을 발매했고 유튜브 채널 김완선TV는 김완선이 세계 곳곳을 다니며 그동안 못 했던 일들에 도전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잡아 콘텐츠가 한층 다채로워졌다. 여기에 아트페어 준비까지 합치면 몸이 여러 개라도 모자랄 것 같은데 김완선은 차분했다. 그는 오히려 “결심한 뒤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게 재미있다”며 웃음을 보였다.
“전에는 고민도 많고 걱정도 많고 ‘이렇게 해야 돼’, ‘저건 하면 안 돼’ 그런 것도 많았는데 요즘은 별로 그런 게 없어요. 그냥 뭔가 떠오르면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아요. ‘재미있게 살아야지’ 생각하면 바로 그렇게 살게 되고. 그 덕에 사는 게 재미있어지는 것 같아요.” 오는 30일부터 4일간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2 울산국제아트페어’에서 김완선은 자신만의 아이덴티티와 스토리를 담은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공개한다. 평소 규모감 있고 대범한 미술 작품을 제작해오며 주목받은 작가 김완선의 세계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다.
김완선의 작품들 가운데 다수는 자화상이다. 이번 아트페어에서도 자화상이 많다. 그림은 김완선이 자신을 찾고 표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워낙 어릴 때 활동을 시작했고, 그때는 음악에 제 취향이나 그런 것들이 잘 반영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줄곧 나 자신을 찾고자 했던 것 같아요. 활동을 하며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없어진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그때부터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이 시작됐죠. 지금은 어느 정도 마음에 안정을 찾긴 했지만, 여전히 제가 궁금해요. 그래서 아마 저한테 가장 흥미로운 주제가 저인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그림으로도 조금 더 많이 저 자신을 표현하게 됐고요.”
인물화 중심의 작품들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은 곰을 그린 ‘헬프’다. 곰이 조각난 얼음 위에 있는 자신을 보고 마음이 아파 고민한 끝에 완성한 작품이다. 김완선은 “기사에서 그 사진을 보고 ‘내가 곰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다. 그러다 그 사진을 그리기로 했다. 사진 속 곰이 마치 우리에게 ‘도와 달라’고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 그래서 제목을 ‘헬프’라고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완선의 특별전 ‘히어 아이 엠’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간 ‘2022 울산아트페어’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 기간 동안 김완선은 울산에 머물며 전시 라운딩을 하며, 2일에는 사인회도 진행한다. 김완선의 울산 방문기는 추후 유튜브 채널 김완선TV에서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