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희재의 콘서트 개최를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콘서트가 고작 10일여 남은 상황인데 김희재의 소속사 측과 공연 기획사 쪽의 입장이 다르다. 그 사이에서 티켓팅을 마치고 콘서트를 보러 갈 기대에 부풀어 있던 팬들은 울상이 됐다.
29일 김희재의 소속사 스카이이앤엠은 팬카페를 통해 김희재의 투어는 개최되지 않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스카이이앤엠은 앞서 공연 기획사인 모코ent가 계약상 명시돼 있는 5회분의 출연료를 선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 위반으로 인한 공연 무효를 통보, 소송을 제기했다. 김희재는 당초 다음 달 9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투어에 돌입할 예정이었기에 이 같은 소식은 굉장히 갑작스러웠다. 이에 대해 모코ent 측도 입장을 냈다. 5회분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5회분을 선지급해야한다는 건 스카이이앤엠도알지 못 했던 부분이며, 자신들은 3회분을 선지급했다는 것. 또한 스카이이앤엠 측이 5회분을 모두 지급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뒤 바로 5회분을 모두 입금할테니 연습, 곡 제공 등 공연 준비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으나 스카이이앤엠 측이 이를 무시하고 연락을 두절했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모코ent 측이 29일 김희재의 서울 공연에 대해 언론사에 취재 요청 공문을 돌리자 스카이이앤엠이 팬들에게 공연을 개최하지 않음을 알린 것. 소속사와 공연 기획사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만 있다 보니 공연이 개최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쯤 되면 티켓을 사고 공연을 기다리고 있던 팬들만 황당하게 됐다. 김희재의 이번 콘서트 티켓팅은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됐다.
물론 공연 개최를 믿고 준비해온 스태프들의 처지 역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앞서 28일 입장을 내고 모코ent와 스카이이앤엠 간에 오해가 있다면 빠르게 풀고 콘서트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콘서트 개최 자체가 취소되면 향후 몇 달간 잡아둔 스태프들의 일정에도 무리가 생길 것은 자명하다.
팬과 스태프들만 양쪽 회사 사이에서 곤란한 게 아니다. 김희재 역시 이번 논란의 희생자다. 이미지가 소중한 연예인에게 5회분의 출연료를 받지 못 해 콘서트를 10일 남겨두고 전국투어 일정 자체를 전면 취소하겠다는 결정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지키지 않은 모코ent의 잘못이 일차적이나, 이미 공연기획사 쪽에서 남은 5회분에 대한 출연료 지급 의사를 밝혔는데도 10일 넘게 연락을 받지 않고 공연 연습에도 불참했다는 건 대중이 쉽게 납득하기 어렵지 않을까.
가수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공연을 보러 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노래하고 싶다고. 이미 이번 공연에는 티켓을 산 팬들뿐 아니라 독거노인과 의용소방대원들까지 초대된 상황. 양사 간 갈등 속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 김희재가 직접 입을 열고 갈등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