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도 글로벌 1위 자리를 노린다. 이재용 부회장의 유럽 출장 성과로 들여온 장비를 대거 투입해 미세 공정에서 한 발 더 앞선 기술로 차별화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3나노(㎚,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3나노는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현재까지 가장 앞선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인 차세대 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채널의 3개 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와 비교해 GAA 기술은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지며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꼽힌다.
채널을 얇고 넓은 모양의 나노시트 형태로 구현한 독자적 MBCFET GAA 구조도 도입했다.
나노시트의 폭을 조정하면서 채널의 크기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으며, 기존 핀펫 구조나 일반적인 나노와이어 GAA구조보다 전류를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설계에 큰 장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3나노 설계 공정 기술 공동 최적화(DTCO)로 PPA(소비전력·성능·면적)를 극대화했다.
삼성전자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 45% 절감·성능 23% 향상·면적 16% 축소를 뒷받침한다.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성능 30% 향상·면적 35% 축소가 기대된다.
이처럼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를 갖춘 곳은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한 데 이어, 모바일 SoC(시스템 온 칩)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앞으로도 차별화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공정 성숙도를 빠르게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정이 미세화하고 반도체에 더 많은 기능이 담기면서 칩의 설계와 검증에도 점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삼성전자는 시높시스·케이던스 등 파트너들과 함께 3나노 공정 기반의 반도체 설계 인프라·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고객들이 빨리 제품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