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사옥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증시 불황 속에서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한다. 예정된 수순을 밟으면 올해 안에 상장이 가능해진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케이뱅크는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고 기업공개(IPO) 일정을 시작했다. 케이뱅크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JP모건, 씨티 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상장심사는 통상 2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심사 지연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9월쯤 상장 예비심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을 거치고 공모 청약에 돌입하게 되면 늦어도 11월까지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지난 1월 내놓은 계획대로 IPO 절차를 밟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전 세계 금융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상반기만 해도 'IPO 대어'로 꼽히던 기업들이 잇달아 계획을 미루거나 중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 상장 절차를 중단한 곳은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이 있다. 해당 기업들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투자수요를 예상만큼 끌어오지 못하면서 IPO 진행을 멈췄다.
금융권 관계자는 "IPO는 투자자금 확보를 위한 건데,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공모가가 높게 형성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상장주식 거래소인 서울거래비상장에 따르면 케이뱅크 주식은 현재 주당 1만5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케이뱅크가 IPO 계획을 맨 처음 밝혔던 1월 7일 당시에는 2만700원에서 25%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케이뱅크가 IPO를 추진하는 것은 '업비트 후광 효과'로 늘려 온 고객과 수신 규모가 빠지기 전 일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예수금은 11조5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업비트에 예치된 금액은 5조5617억원으로 절반에 달한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4월 케이뱅크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가능성 점검에도 나선 바 있다. 업비트 고객들이 케이뱅크에서 예금을 대거 뺄 경우 뱅크런 위험의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 업종은 호조를 맞았다는 것도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225억원을 기록하며 이자 부문과 비이자(수수료) 부문에서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연간 이익 규모를 넘어서는 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