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KT 위즈와의 지난 주말 3연전(7월 1~3일) 3차전을 앞두고 순위 싸움에서 고전하고 있는 이유 2가지를 짚었다.
한 가지는 에이스 부재. 지난 시즌에는 아리엘 미란다가 연패 스토퍼 역할을 확실하게 해줬다. 올 시즌은 구심점이 없다. 국내 1선발 최원준이 최근 부진하고, 외국인 투수 로버트 스탁도 기복이 있다. 그나마 위안은 2019시즌 '17승 투수' 이영하의 최근 페이스가 좋다는 점.
다른 한 가지는 타선이다. 이 점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저 지나가는 말처럼 "4번 타자가 계속 고전하고 있다"고 했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다른 주축 타자 양석환은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있지만, 4번 타자 김재환의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는 3일 기준으로 타율 0.234 12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4일 기준으로 홈런 부문 공동 4위에 올라 있지만, 그가 고액 몸값을 받는 FA(자유계약선수) 계약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4연패 기로에 있었던 3일 KT전에서 김재환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김재환이 2회 초 첫 타석, 4회 2번째 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자, 4회 수비 시작에 앞서 그를 양찬열로 교체했다. 양찬열은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3년 차 신예.
김재환은 KT 선발 투수 소형준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빠른 공과 느린 공 배합에 끌려다녔고, 3구 연속 같은 구종(컷 패스트볼) 승부에 헛스윙과 파울에 이어 지켜보며 삼진을 당했다. 4번 타자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자, 사령탑은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메시지를 받은 선수는 김재환이 유일한 건 아니다. 강승호, 조수행도 소형준에게 삼진을 당한 뒤 각각 서예일과 김대한으로 교체됐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은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두산은 5회까지 6점을 내주며 기세 싸움에서 밀렸고, 결국 0-6으로 패했다. 1·2차전에 이어 3연패. 두산이 KT에 3연패를 당한 건 2019년 7월 중순 3연전(16~18일) 이후 1081일 만이다.